스쳐가는 존재들 : 문틈 사이로 들어온 세계
스쳐가는 존재들:낯선 존재와 마주한 밤
스쳐가는 존재들:
문틈은 언제나 조금 열려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하지만.
가끔 새벽이나 저녁
어느 시간대라고 말할 수 없는 경계의 순간이 있다.
방 안의 공기가 빛과 어둠 사이에서 망설일 때 세상은 아주 조용히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그때 문틈 사이로 스치는 것들이 있다.
거기에 눈을 두면 안 되는데, 이상하게도 시선이 자꾸 그쪽으로 끌린다.
실재하지 않는 것들이 마치 나를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존재처럼
천천히 다가온다.
기척은 없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존재들.
우리는 무엇을 본 것일까?
어릴 때 나는
문틈 아래로 비치는 빛을 두려워했다.
빛이 아니라, 빛 뒤에 숨어 있는 것들이 무서웠다.
스쳐가는 그림자, 발소리 없는 존재, 문틈 너머에서 바라보는 무언가.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는 그 감각을 조금 다르게 이해하게 되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이 말하는 순간들이 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느껴지는 것, 만지지 못하지만 마음에 닿는 것.
그 존재들은
아마도 ‘꿈’에서 길을 잃고 잠시 ‘현실’을 방문한 손님들일지도 모른다.
혹은 우리가 잊고 지낸 어떤 감정의 파편일지도.
문틈은 경계이고, 우리도 그 경계 위에 선다
문을 완전히 닫을 수도, 완전히 열어젖힐 수도 없다.
살아가는 일은 늘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일이다.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도 늘 꿈 한 조각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마음속의 말하지 못한 목소리를 누군가 알아봐 주길 바라는 것.
그래서 문틈은
사실 우리 마음의 틈이기도 하다.
문틈 사이로 파고드는 빛, 손 닿을 듯 스치는 온기, 머뭇거리다 사라지는 그림자.
그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신에게도 스쳐간 존재가 있었나요?
문틈 사이로 들어온 세계는 늘 아주 잠깐 머무른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진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 순간이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그 흔적이 왜 다시 떠오르는지를.
그리고 왜 그때, 그 존재를 바라보지 못했는지를.
어쩌면 오늘 밤
또다시 그 틈이 열릴지도 모른다.
그때는 잠시 멈춰 서서 바라봐도 좋다.
사라지는 것들 속에서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메시지가 있을 테니까.
✨ 다음 화 예고
2화. 스쳐가는 존재들:낯선 존재와 마주한 밤
“오늘 밤, 당신의 틈은 열려 있나요?”
매주 목·일 밤 9시, 조용히 문을 열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