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경계가 열리는 순간
잠들기 전
의식이 가장 얕아지는 순간이 있다.
현실도 아니고, 꿈도 아닌 그 어디쯤에 떠 있는 시간.
눈꺼풀은 무겁지만
감각은 오히려 또렷해지고 분명히 조용한데
이상하게 주변이 아주 작은 진동처럼 울린다.
사물의 경계가 흐려지고, 평범한 방 안에 익숙하지 않은 공기가 스며든다.
그때
문이 ‘살짝’ 열린다.
열렸다는 사실보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 아찔하다.
손댄 적 없는데 틈이 생겨 있다.
그 틈 사이로
빛이 들어오는지 어둠이 스며드는지 알 수 없다.
다만,뭔가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는 감각만이 분명하다.
우리는 그 순간을 곧잘 착각이라고 부른다.
잠결에 보았던 헛것이라며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마음 한편은 기억하고 있다.
그 순간
세상이 잠시 겹쳐졌다는 것을.
꿈의 세계가 문틈을 두드리고 현실의 표면을 흔들며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어디에 서 있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고개를 들어 응답해보는 기록이다.
당신도 언젠가 경계가 열리는 순간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그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면—여기
함께 그 틈을 바라봐도 좋다.
어쩌면 그곳이
우리의 진짜 자리가 될지도 모르니.
✨ 다음 화 예고
1화 :스쳐가는 존재들: 문틈 사이로 들어온 세계
“오늘 밤, 당신의 틈은 열려 있나요?”
매주 목·일 밤 9시, 조용히 문을 열어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