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8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슬렁슬렁 집으로 돌아오면서 왜 이렇게 자꾸 갈증이 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한 입 가득 베어 물은 아이스크림을 우물거리면서 참으로 의아스러워 하자 곰탱씨가 한 마디 한다.
"저녁에 낙지젓갈 먹었잖아... 맛있다고 엄~청 올려 드셨잖아요..."
아... 그랬었지... 엊그제 교회 바자회 때 남편이 선심 쓰며 사준 그 낙지젓갈을 끼니때마다 맛있다고 꼬박꼬박 챙겨 먹었더니 그래서 그랬구나!! 저녁엔 좀 과하다 싶을 만큼 듬뿍듬뿍 얹어 옴싹옴싹 두 그릇이나 챙겨 먹었더랬지....!!! 갈증의 원인이 과하게 퍼 드신 낙지젓갈임을 알고 나서 또다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 문 순간... 후드득... 툭툭... 빗방울이 떨어졌다.
아이스크림 사 먹자고 잠시 들른 슈퍼에서 보이니까 필요해지고, 혹은 정말 내일 아침 당장 마실 우유가 똑! 떨어진 걸 슈퍼에 가서야 아참!! 하고 생각이 나져 사게 된 것들... 등등 이런저런 것들을 사느라 꽤 무거워진 비닐봉지를 둘이 나눠 들고, 다른 한 손에 아이스크림까지 들고 귀가 중이었는데, 비가... 빗줄기가 짧은 시간에 금세 굵어져 버렸다. 조용~~~ 한 밤공기에 금세 흙냄새가 확~ 일어나 분주히 떠 다녔다.
"꺄~~~~~ 어떡해... 빨리 뛰어요오~~~~~...."
보시락 보시락 보시락... 비닐 봉다리가 요란스레 앞으로 뒤로 출렁거렸다. 뛰면서도 연신 후릅후릅...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도 챙겨 빨아먹고... 주차장에 들어서자 헐떡헐떡... 숨이 찼다. 평소 같으면 세월아 네월아... 걸어 들어왔을 길. 비 때문에 난데없이 이 밤에 남편과 전력질주라니...
산책 나갔다가 준비 없이, 예상도 못 하고 만난 비!!! 덕분에 꼴이 말이 아니게 되었지만... 아이처럼 재미났다. 신이 났다. 그런 기분이 들어서인지 잔뜩 젖은 머리칼도 상관없이 가로등 불빛 밑으로 촘촘히 흐르고 있는 빗줄기가 이뻐 보였다.
그 비가...
아침까지 토닥토닥 내리고 있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상쾌한 바람이 확~~ 불어 들어온다. 앞 건물 화단에 언제 저렇게 풀이 무성해졌을까....??? 지들도 초록이라고 내리는 비가 좋은가보다. 신나게 맞으며 흔들흔들거리고 있다. 신나 보인다.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