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군을 찾아라! 진실을 찾아라!

영화 <김 군>_강상우 감독

by 피킨무무


지만원을 비롯한 극우정치인들이 518 광주항쟁의 시민군의 사진을 북한의 유력인사들 사진과 비교하여 동일인임을 제멋대로 확정한다. 최첨단 기하학 어쩌고의 근본도 과학도 없는 근거를 이용한 이것은 일베인들에게는 광수 찾기 놀이라고도 명명되며, 실상 광주항쟁이 전두환체제의 강압에 맞선 시민군의 주도로 인한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북한군 즉, 광수들의 주도로 만들어진 내란에 불과한 것이다라는 그네들의 논리의 근거로 이용된다.


하여 이 영화는 제1 광수라고 지칭된 사진 속 페퍼가스 살포트럭 위의 매서운 눈의 청년, 김 군이 누구인가를 찾아가는 미스터리 추적물의 형식을 띠고 있다. 그러므로 증언이나 인터뷰, 당시의 신문기사, 칼럼 인용이 주가 되는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흥미진진함과 몰입도를 높인다. 생존자들의 진술이 스토리 진행과 딱 맞물려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동시에 그렇기에 더 진실함과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다리 밑에 무리 지어 고철을 주워 파는 고아 출신의 넝마주이, 시민군으로 맞서 싸우다 계엄군에게 즉결처분을 당하고 주민들이 매장해 주었던 시체조차도 군인들에게 파헤쳐져 결국은 찾을 수 없었던, 이름도 남기지 않은 그, 김 군.


흔히 민초라고 표현되는 보통의 사람들, 민주주의 수호 그런 거창한 신념이 아니라 이유 없이 스러지는 이웃의 목숨에 억울함과 분개로 일어섰던 사람들의 역사가 이 영화에 담겨있다. 김 군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다리 밑에, 바람에 푸스스 흔들리는 푸르른 초목이 꼭 그의 삶 같다.


38년을 살아남은 죄책감으로, 여전히 같은 광주의 하늘 아래 살지만 서로를 기억하되 기억을 묻고 뒤돌아보지도 찾아보지도 않은 옛 동지들의 해후가 눈물겹다. 인터뷰 중에 누군가 말한다. 왜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왜 우리가 북한군이 아니라고 증명해야 하는가.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살아남은 자는 끝없는 죄책감에 내몰리는데 이 모든 것을 행하거나 침묵한 자들은 평안하다는 사실에 아, 권선징악이란 옛이야기에서나 통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518 민주항쟁현장에서 주먹밥을 나누어주던 주옥 씨가 416 세월호추모현장에서 시민들과 주먹밥을 나누는 장면에선 눈물이 쏟아지고 만다. 결국은 그 사람들이 여기에도 있구나, 하는 묘한 슬픔과 안도감. 그렇다면 나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앞으로 어디에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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