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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움을 틔우다

<레 미제라블 1>_빅토르 위고, 민음사

by 피킨무무





대하소설을 읽을 시즌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1권은 팡틴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의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미리엘 주교와 장발장의 이야기가 먼저 펼쳐진다.


미리엘 주교는 살아있는 예수에 비견될 수 있을 법한 인물로 장발장의 숨어있던 양심에 불을 틔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가 없었다면 장발장이 위대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에 교육이 필요하고 멘토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리라.


팡틴은 아리따운 아가씨였으나 미혼모라는 죄로 곤궁과 빈곤에 몰리어 머리칼과 치아까지 뽑아 파는 창녀로 전락한다. 이 불쌍하고 가련한 두 인물, 장발장과 팡틴의 이야기는 아래 인용문으로 줄여 볼 수 있다.


"이 불행한 사건에서 잘못은 나 한 사람에게만 있었는가? 먼저, 노동자인 나에게 일거리가 없었고, 부지런한 나에게 빵이 없었던 것은 중대한 일이 아니던가? 다음으로, 과오를 범하고 자백하기는 했지만, 징벌이 가혹하고 과도하지는 않았던가?(...) 우연에 의해 이루어지는 재산 분배에서 가장 적은 몫을 탄, 따라서 가장 배려를 받아 마땅한 구성원들을 사회가 그렇게 대우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 아닌가?

이러한 질문들이 제기되고 해결되었으므로, 그는 사회를 판결하여 유죄를 선고했다."p.163


"이 팡틴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회가 한 여자 노예를 사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서? 빈궁에게서.

굶주림에게서, 추위에게서, 고독에게서, 버림에게서, 궁핍에게서. 비통한 매매. 한 영혼과 한 조각 빵과의 교환. 빈궁은 제공하고, 사회는 받아들인다."p.334


중요한 문제는 이 비참한 두 삶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와 책임으로 치부해버릴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작가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부조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사회에 유죄를 선고한다. 그러므로 이제 혁명은 필연적이다. 그러나 혁명이 반드시 성공으로 귀결되지 않음을 알기에 2권을 향하는 마음이 다소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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