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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지 않은 열 세 사람 이야기

<밴버드의 어리석음>_폴 콜린스, 양철북

by 피킨무무






"후대는 그에게 야박했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딕의 책은 오늘날 찾아보기 힘들고 절판된 지 1세기가 훌쩍 넘었다. 1855년에 출간된 딕의 전집을 UCLA 대학에서 찾아냈는데, 아직까지도 뜯지 않은 책장이 남아 있었다. 그러니 내가 그 책을 143년 만에 처음으로 읽은 사람인 셈이다."p.375


열정은 위대했으나 역사는 냉정했다. 개인적으로 몽상가들을 찬미하는 편이나 이 책을 읽고 나니 흠흠. 때를 잘 못 만났거나, 어리석은 선택을 했거나, 운이 없어서, 혹은 광기 때문에 특별한 재능을 가졌음에도 사람들에게 외면받은 이들을 작가는 어찌 이리 잘 골라왔는지. 정말 하나같이 처음 들어보는, 역사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사람들을 도서관의 수많은 서적에서 발굴해 냈다는 것이 이 책에 관련한 모든 것을 통틀어 제일 신기한 사실이다.


그러나 반드시 세상을 바꾸고 뒤흔들어야 의미가 있겠는가. 세상을 안(못)바꾼 사람들도 매력이...흠흠. 인생의 실패자라고 할 수도 있을 그들이건만 이 정도 열정을 불살랐다면 그만 성공이라고 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어! 왠지 응원하고 싶어지는, 역시나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길 일이 요원한 1인의 소시민.


흥미로운 것은 어떤 분야의 가장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이 이들의 가까이에 있다는 것. 이로 보아 성공과 실패는 종이 한 장 차이의 운과 타이밍으로 갈리는 것인가 보아. 아, 한 가지 더. 셰익스피어는 정말 사랑받는 예술가로구나. 이 책에만 해도 세 명이 셰익스피어와 함께 인생이 꼬이는 중,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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