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비키니 여행>_펑수화, 웅진주니어
열 살 반의 여자 어린이가 여름 방학이 되자 할머니들과 함께 사라졌다. 본래 유방암으로 인해 가슴절제술을 앞둔 할머니의 가슴을 위한 송별 여행 겸 우정여행이었으나 느닷없이 손녀 하나가 낀 것이다. 이렇게 어쩌다 보니 어린이가 목격하고 서술하게 된 할머니들의 우정여행기를 소개한다.
아주 할머니의 가슴에 몹쓸 것이 생겨나자 일흔 줄에 접어든 십원 할머니와 아주 할머니, 그리고 우리 할머니는 몰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대한민국이나 대만이나 가족은 할머니들에게 가정과 가족을 돌 볼 의무만을 강조할 뿐, 정작 노인들에게는 관심이 없기에 남편 몰래, 아들 몰래, 며느리 몰래 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이 여행에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수뉘 할머니와 우리 할머니의 손녀인 내가 어쩌다 합류하면서 좌충우돌 여행이 시작된다.
이야기에서는 여행 전후로 우리 할머니의 변화가 가장 크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하나의 톱니로 기능하며 순종적으로 살아왔던 할머니가 연대와우정을 바탕으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얻는 장면은 사실 뻔하지만 그 뻔함이 주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이것을 어린이가 목격하고 서술하게 함으로써,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에게 우정과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