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_정해연, 넥서스
"실수는 남의 발을 밟는 게 실수야. 물을 엎지른 게 실수라고! 누굴 죽이는 게 아니라!"p.53
아침만 해도 살아있던 딸아이가 죽었단다. 부모는 학교에 데려다 달란 아이의 부탁을 거절하고 나온 뒤에 발생한 사고인지라 죄책감과 상처가 몹시 심하다. 버스를 기다리다 70대 노인의 엑셀과 브레이크를 착각한 실수로 한 순간에 유명을 달리한 10대 소녀의 집안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스릴러, 미스테리로 유명한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 역시 그러겠거니, 했는데 이번에는 이것이 편견으로 작동했다. 작품은 절반으로 나뉘어 정반대에 위치한 상대의 사정을 기술하는데 오호, 이거 미스테리 스릴러의 서술 테크닉~ 나불거리던 내 주둥이를 홉 다물게 만듦. 이건 거의 사회고발소설에 가깝지 않나.
스릴러의 기술적인 측면으로만 작품에 다가가던 독자(대표주자=나)에게 사회의 소외된 측면을 생각하게 만드는, 생각치 못한 요소가 있다. 정말 이건 예상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