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책은 좋은 책이다

<나쁜 책 금서기행>_김유태, 글항아리

by 피킨무무





작가는 서문에서 "오늘날 세계의 출판계는 안전한 책들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영속적으로 익히는 책들, 시간이 지나도 회자되는 책들"은 세상과 불화할 가능성을 지니며 이것은 독자를 충격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나쁜 책이란 세상의 규범 속에 한때 혹은 현재까지 악으로 규정되기도 하였으나 금서의 목적이 실로 인간을 악으로 이끌거나 그를 추앙하기 위함이 아닌 바, 금서=악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수 없다. 아니,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금서는 나쁜 책이 아니다. 오히려 금기를 깨고 세상의 진실을 의심케 하여 기어코 독자의 세계의 넓이를 확장하는데 기여하니, 사실은 좋은 책이라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작가가 고른 30명의 작가와 그 논란의 대표작들이 소개되어 있다. 설령 작가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읽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5부 신의 휘장을 찢어버린 문학> 에 소개된 책들이 흥미로웠다. 역시 종교 논란작이 재밌어, 크크.


"세계는 지난날의 참상과 불의가 낳은 결과물이다. 인류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물려받은 세계가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됐는지, 모두를 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의무가 있지 않을까. 우리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종이다. 어떤 진실은 오로지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을 뿐 데이터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처럼 까다로운 진실이 담긴 이야기를 가르켜 문학이라고 한다."p.87


"인간이라는 종은 현실보다 과장된 허구 속 비극을 관람함으로써 해방감을 맛보는 존재입니다. 현실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그리스 비극을 보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처럼 말이지요. 예술은 픽션을 통해 세상의 구조적 모순을 이해하도록 인간을 이끕니다."p.111


"(...) 카인은 인간과 신의 '공동 책임'을 주장합니다. "너는 선과 악 사이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지만 악을 택했다"는 하나님의 주장에 카인은 "주(하나님) 때문이 저지르는 인간 범죄에 대해 주도 책임을 져야 한다. 인간의 악행에 진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신이다"라는 논리로 맞섭니다. 카인의 질문은,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를 막론하고 신이라는 절대자를 생각하면서 인간이 품었던 의문의 총합이지 않을까요."p.277


""자유가 무엇인가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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