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집>_정보라, 열림원
귀신이 구천을 떠도는 미래의 이야기. 이렇듯 어딘가 묘하게 핀트가 어긋나 보이는 세계관 속 비현실적인 인물들의 네이밍이 난무하는 가운데 로봇만이 가장 인간스러운 이름을 얻었다, 바로 원더랜드의 앨리스. 그것은(그녀는) 초지일관 자신의 맡은 바 임무인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고, 비밀을 지켜달라는 아이의 부탁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신의를 지킨다. 이에 반해 사람들의 행태는 묘사하지 않아도 짐작이 갈 테다.
지극히 미래지향적이며 비현실적인 컨셉에 아동학대와 7,80년대 무분별한 해외입양, 교화와 갱생을 목적으로 어린이 부랑자들을 강제감금했던 형제복지원과 같은 사설 시설들의 폐해와 같은 매우 현실적이고 과거와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아니, 지금도 현재진행형일 수도?
쨌든 이런 믹스매치 덕에 후반부의 앨리스 마냥 다소 삐걱거리는 느낌을 주지만 뭐, 아이를 팔고 사며 이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저열한 욕망이 미래로 간다 한들 크게 달라질 건 없어 보이기에 이것 또한 스타일이다, 기세로 밀어붙일 만 하다. 이러나 저러나 불행하고 불쌍한 것은 아이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