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특별한 로맨스
<제인 에어>_샬럿 브론테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로맨스 소설의 클리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한다. <오만과 편견>, <폭풍의 언덕>과 더불어 명실상부 로맨스 소설의 고전이라 할 수 있겠다. 타 로맨스와의 차별성이라면 주인공 캐릭터. 당대 분위기 상의 여성적, 육체적 매력을 어필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닌 지성미를 필두로 한 개척적 여성상을 내세웠으며 로맨스의 상대 남캐릭터 역시 잘생김과는 거리가 멀다. 더욱 특별한 것은 로맨스의 최종 결론 역시 여성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인데 철저히 여성이 주도권을 가진, 여성에 의한 로맨스 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친척집에서 더부살이를 하다 자선학교에 보내지는 고난의 유년기를 보내고 가정교사 구직광고를 내어 스스로 살 길을 개척하는 그녀, 제인 에어. 그녀는 운명에 순응하지도, 남자에 순종하지도 않은 캐릭터로 재산과 지위, 거기에 스무 살 이상의 나이 차가 나는 로체스터를 쟁취한다. 그러나 그에게 광인이긴 하나 법적 부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를 떠나 무일푼으로 자신을 황야로 내몬다. 그리고 마침내 거지꼴로 아사할 뻔한 무모한 시도에서 구조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녀를 구조한 이들이 다름아닌 그녀의 친척들이었다는 것, 그리고 막대한 유산이 그녀 앞으로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이러한 행운을 맞이한 사이 반대로 로체스터는 불운을 맞이하여 재산상실 및 신체장애를 얻게 되지만, 동시에 법적 부인도 사망하여 그를 구속하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다.
위력으로 인한 핸섬가이 세인트 존과의 결혼이냐, 파워 어브 러브로 불구의 로체스터와의 결혼이냐, 환경에 굴복하지 않는 여자주인공이 선택하는 로맨스의 결말은? 사실 개인적으로 결말이 다소 마뜩치않은 것은 남주로서 로체스터 캐릭터가 가진 치명적 결함 때문이다. 로맨스 소설로 보자면 썸남이 알고 보니 유부남?, 여성소설로 보자면 제인과 같은 개척적이며 독립적 여성상을 보여주는 캐릭터일지라도 완벽한 남성과의 결혼은 무리! 뭐 이런 느낌이랄까. 로체스터가 재산과 육체적 매력을 잃고 나서야 에어와 짝지어지다니.
차라리 핸섬가이 세인트 존이 진실로 좋은 인물이고 그가 제인을 상대로 사랑에 빠졌더라면, 그리고 그 사이에서 제인의 최후의 선택이 로체스터였더라면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납득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니 오, 제인 에어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라! 로맨스 상대로의 완벽한 남자 <오만과 편견>의 남자주인공 다아시와의 소개팅을 주선해 드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