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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킨무무 Jan 16. 2024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한다

<얼굴>_연상호



시각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전각 장인으로 성공한 삶을 사는 임영규. 그는 인생역전의 신화 외에도 어린 아들을 홀로 키워낸 아버지로서도 존경받는다. 그의 아들 임동환은 어린 나이에 자신과 장애인인 아버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데, 그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이 나타나며 이야기는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얼굴이 지워진 채 모든 사람들에게 '못생긴 괴물'로만 기억되고 있는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람의 기억은 제멋대로다. 어쩌면 우리는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일 뿐 이면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자격지심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더하다. 임영규는 우리가 가진 감각 중 가장 강렬하다 할 수 있는 시각이 제거된 상태의 캐릭터이기에 아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으나 동시에 콤플렉스로 가득 찬 인간이었기에 다른 이의 한마디에 그녀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싹 틔운다.


보편적이면서 특수한, 인간이 인간에게 갖는 어두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연상호 감독의 특기라고 할 수 있다. 다크한 연상호 월드 정말 너무 매력적이지만, 감독님 전 <염력>도 좋았습니다. 물론 저의 최애는 가장 강력한 다크력을 자랑하는 <지옥>입니다만, 흐흐흐. 더 다크해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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