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가도를 걷던/남부러울 것 없던 중견 작가가 잠깐의 휴식 차 여행을 떠난 곳에서 실종된다." (...) "편집자는 사라진 작가의 마지막 흔적을 좇기 시작한다."(...) "편집자는 사라진 작가에 대해 제3자인 수사관에게 진술하면서 출판 문화의 실태를 털어놓는다."p.133,134
S작가의 실종사건을 통해 이야기란 무엇인지, 작가의 소설 쓰는 방법, 요즘 독자의 독서 방식, 요즘의 출판 경향 등 다양한 것을 조려낸 맑은 지리탕 같은 작품이다. 분명 투명한데 뭐가 들어갔는지 잘 모르겠고, 생각해 보면 굳이 알 필요도 없는, 근데 맛은 있다. 꿈속에서 나비가 된 건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건지 모호한 기승전결 속에 나이면서 내가 아닌 이야기로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으나 작가의 문장구사가 원체 재미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우선 나는 호!
"두려움을 떨쳐낸 영혼의 용기와 성취는 분명 다수의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본보기가 될 테며 사람들은 그거야말로 이야기의 진정한 힘이자 어쩌면 의무이기까지 하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겠지만, 그렇다 하여 그것이 끝내 나약하고 비겁한 영혼이 버림받거나 죽어 마땅함을 뜻하지는 않고, 나는 도대체가 이야기에 진정한 힘이니 의무란 게 있는지부터 의문이라네."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