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오르막만 있지는 않다.

그러니 안도할 것. (24번째 삼일)

by 김로기

길이 하나밖에 없다면

그 길이 험상궂은 산의 형태일지라도

어찌 됐든 그 길을 건너야 한다.

언제나 산은 성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오를까 말까를 반복하며 맴돌다가

이내 입구를 향해 발을 올린다.

그렇게 내 길은 시작된다.

언덕을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지쳐가는 나를 위로하기라도 하듯

완만한 평지를 보게 된다.

잠시 숨을 돌리다가

얼마 안 가 다시 언덕을 오른다.

그리고 얼마 안 가 이번에는 내리막에 몸을 맡겨본다.

올라야 하는 봉우리의 개수만큼

내리막이 있다.

내가 벅차하는 것을 알기라도 하듯

그때마다 내리막이 나를 돕는다.

겉으로는 사나운 얼굴을 한채

마치 내가 가야 할 길이 험지 그 뿐인 듯 보이지만

실제 그 길을 마주했을 때는

완만한 평지도

수월한 내리막도 있을 것이다.

겉모습에 미리 겁먹지 말고

일단 산을 올라보자.

생각보다 고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반드시 건너야 할 길이 있다면

우선은 두려워 말고 발을 올려 보자.

그리고 결국엔 건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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