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사랑해요. 농심. (27번째 이일)
어떤 글을 읽다가
문득 예전 잠시동안 출시되었던 먹물새우깡이 생각났다.
출시년도를 찾아보니 1995년이라고 하는데
블랙푸드라는 비호감 마케팅으로 아주 잠시 출시 후 없어졌다고 했다.
너무 어렸어서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향이 독특했고, 색깔은 물론 검은색이었다.
지금 그와 비슷한 과자를 생각해 보면.
글쎄.
잘 모르겠다.
새우깡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짭조름한 그 맛을 기본으로 둬서 그런지
딱히 맛이 없었던 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생각들을 하다 우연히 농심 홈페이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고객상담을 접수하는 페이지에
제안이라는 카테고리의 내용도 남길 수 있게 되어있길래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먹물새우깡에 관한 내용을 적어나갔다.
사실 잘 기억나지도 않는 어린 시절 추억을 들먹이며
재출시를 제안해 본다는 내용의 글이었는데
웬걸.
채 반나절도 되지 않아 농심에서 전화가 왔다.
사실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 성격이라 순간 망설였지만
어딘가 알수 없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전화를 받게 되었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농심 고객센터입니다."로 시작하는
매우 친절한 상담 직원분의 목소리였다.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로 전화가 올 줄 몰랐다.
반쯤은 걸쳐둔 나의 장난이 무안할 정도 직원들은 성심성의껏 답해왔다.
나는 무안한 웃음을 지었고
상담직원분은 친절하게 나의 제안에 대해 접수하겠다고 답하셨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농심 고객센터는 원래 이렇게 빠르고 친절하기로 유명하다고 했다.
죄송했다.
내가 괜한 일거리를 하나 늘린 건 아닌가 싶어서.
같은 직장인의 마음으로
오늘의 야근거리를 하나 더 추가한 건 아닌지 싶어서.
나의 어렴풋한 추억을 들먹이며 장난스레 호소한 제안 글에
진심을 다해 응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빌어
담당부서에 전달하도록 한다며 장난기 없이 친절하게 답변해 주신 상담직원분.
그리고 항상 고객에게 진심이실 농심 직원분들께 미안함과 감사를 전합니다.
ps. 그런데 먹물새우깡 재출시는 정말 힘들까요?
분명 찾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