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의 시간이 길수록 다가 올 미래는 반갑다. (29번째 삼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미리 알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을 거쳐 직장인이 될 때까지
생활기록부와 이력서 같은 나를 담은 서류들에는
나의 취미나 특기 같은
성향이나 재능에 관해 묻는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서류들에 나의 진심을 담아 적었던 적이 얼마나 될까.
아니, 있기는 한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하고
초등학생 때는 더 말할 것도 없었을 것 같다.
하물며 입사를 위한 이력서에는
업무와 관련한 바람직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취미나 특기를 적기 일쑤였고
결국 회사에 입사는 하게 되었을지 몰라도
나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하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다들 먹고사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고
잘하는 것으로 돈을 벌어 생활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먹고살기 위한 경제활동은 언젠가는 끝이 나고야 만다.
그럼 그때는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때가 되어 내가 무엇을 좋아했었나 하는 질문을 던지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한 해 두 해 나를 돌아보며
'나는 이것을 좋아했었지. 맞아, 나는 이것을 할 때 스스로 행복함을 느꼈어.'
라며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은 지나 온 세월을 너무 쉽게 생각해서 할 수 있는 말이다.
내가 먹고살며 마음에 꾹꾹 참아 온 것들은
생각보다 깊게 박혀서
잘 알아차리기 힘들 뿐만 아니라
행여 알아차리더라도 그것을 위한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후회하고 말 것이다.
몇십 년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음이 분명함에도
자신을 위한 삶은 없었던가 싶은 의심과 절망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물론 그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는 삶을 사는 것도
늦었다고만은 할 수 없다.
아직 살아갈 날이 남았으니까.
하지만 미리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당장의 눈앞의 먹고사는 일이 가장 우선이 되겠지만
언젠가 다가올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날을 위해서
고민하고 준비할 날들을 함께 쌓아가자는 것이다.
하루치의 고민이라도 더 한 사람일수록
미래의 나를 위한 시간이 반가울 것이다.
그러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고민해 보자.
고민하는 것은 돈이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