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서 모든 독립이 가능한 때, 그때가 바로. (48번째 일일)
편의점에서 담배와 술을 사고
합법적으로 술집에 드나드는 것이 성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그것이 가능한 나이가 된 것뿐이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성인이란
부모에게서 독립할 수 있어야 하며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것이란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무 살이 되었다고 부모에게 손 벌릴 일이 없고
대학을 졸업했다고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통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접 돈을 벌며
경제적인 독립이 이루어지곤 한다.
그제야 진짜 성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생각 또한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었다고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난 것이 맞을까.
돈 버는 기술 이외에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
무슨 일이 생겼을 때마다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그 상황을 헤쳐나가려는 의지보다는
늘 그래왔듯 엄마와 아빠를 찾아
이번에도 해결해 주겠지 하며 한발 물러 서있는 사람들.
과연 그들을 성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 일을 제쳐두고서라도 자식의 일이라면
언제든 두 팔 걷고 나서는 사람들이 부모라지만.
언제까지 그 부모가 내 곁에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부모만을 의지한 채 자신의 사회적인 능력을 키우지 않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마다 누군가를 찾는다는 것도 어찌 보면 습관에 가깝다.
이미 몇십 년 동안 몸에 베인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물론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천천히 바꿔 나갈 수 있는 지금.
스스로 해결하려는 능력을 키워나가지 않는 다면
정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바꿔야만 하는
그 어려운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금만 용기를 갖고 성인이 되려는 노력을 해보자.
요즘은 알고자 하면 뭐든 알게 되는 세상이니.
부모 이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