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제일 웃겨.

웃음코드가 맞는다는 건 어쩌면. (113번째 일일)

by 김로기

가끔 남편이 말한다.

내가 제일 웃기다고.

그런 말을 들을때면 나도 속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사실은 너도 웃긴다고.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유머코드가 맞는 사람과 연애든, 결혼이든 하면 참 좋다고.

그만큼 같이 하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웃음코드는 정말 중요한 조건이기도 하다.

같은 것을 보고 함께 웃고

별 다른 설명 없이 그 상황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듯싶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실 그다지 웃기지 않는데도 왠지 웃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웃어주지 않는다면 어딘가 머쓱해할 것만 같고

나의 웃음을 바라고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떤 말을 하며

남편의 눈치를 살필 때가 있다.

눈치를 살핀다기보다

은연중에 어떻게 하면 남편이 웃을지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서로가 서로를 웃음 짓게 하게 위해 애쓰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마냥 제일 웃기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해 왔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웃음코드가 맞는다는 것이

정말로 타고나길 두 사람 모두가 가진 성향이 비슷한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어쩌면 두 사람이 열심히 맞춰간다는 말이기도 한 것 같다.

열심히 맞춰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맞는 순간이 생기기도 하는 것처럼.

모두가 말하는 웃음코드가 맞는 사람이라는 것은

어쩌면 나의 웃음을 바라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되기도 한다.

결국 그마저도 서로 배려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연인이 됐든 배우자가 됐든 간에

웃음코드마저도 서로 맞춰가는 것이 진짜 연애이고 결혼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얼굴에서 웃음을 기대하고 애쓴다는 것이

아직은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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