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들이었다. (72번째 삼일)
어릴 때부터 늘 진통제를 달고 살았다.
대부분의 진통제는 나에게서 두통을 가라앉히는 일을 했다.
이전 글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나는 많은 원인들이 대부분 두통으로 이어지곤 했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조금 참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나 싶을 정도의 화가 치솟았다.
그 정도로 과민한 반응을 보일 것이 있겠나 싶겠지만
나에게 있어 두통은
잠시 쉬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증상을 동반하기 전에
낮은 수준의 두통에서 진통제 한알로 가라앉히는 방법이
경험하면서 깨달은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런 내가 삼십 년 만에 진통제 없는 삶을 살아보려 마음먹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기는 하다.
그동안은 가능한 일이 아니겠지 싶어서
시도해 보려는 마음조차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이 위기가 닥치면 뭐든 하게 된다고.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으나
궁지로 몰리니
고양이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 오고야 만 것이다.
더 이상 진통제에 의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나는 나의 삶에서 진통제를 없애보기로 한 것이다.
우선은 두통이 발생되었던 원인들은 기록해 두고
그것들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
잠을 푹자도록 노력하고
건강한 음식위주의 식사와
특히나 늦은 시간의 야식은 절대적으로 멀리 하는 것.
그리고 속이 쓰리지 않도록 장시간의 공복은 피하고 있다.
이것들 외에도
누웠다 바로 일어나 움직이지 않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은 자제하고 있다.
이것들은 두통을 없애기 위한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그저 생활 습관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이 몇 가지의 생활습관이 개선된 며칠은
두통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시간들이었다는 점이다.
그 말인즉슨
수십 년간의 진통제로 연명하다시피 보냈던 나의 지난날들이
어쩌면 잘못된 생활 습관 때문이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이로써 조금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나는 정말로 진통제를 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희망과.
그다음에 펼쳐질 나의 시간들 또한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들이었다.
어쩌면 작고 사소한 일들이
나의 인생을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지금의 변화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