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하는 마음이 박해져가고 있다. (70번째 일일)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자꾸만 나를 향한 무엇인가에는 박해져감을 느낀다.
남편도 자기 입을 티셔츠 한 장 사는 것을 아까워하는 것을 보니
나만의 일은 아닌가 보다.
왜 이렇게 나를 향한 마음이 자꾸만 줄어드는 것일까.
내 것을 챙기는 일이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간다.
늦은 퇴근을 하는 남편의 밥상에는 늘 고기반찬을 올린다.
그것이 내 밥상에 한번 더 오른다고
살림살이가 크게 나빠지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내 밥상 위에는 최대한 가짓수를 줄이는 편이다.
내가 이런 식사를 한다고 나를 가엾게 여기라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갈수록 스스로에게 박해져 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부부란 원래 이런 것일까.
자신을 향한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상대를 향한 마음이 늘어가는 것이 부부의 삶인 걸까.
이런 때에 서로가 서로를 챙기지 않으면
우리는 너무 각박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나조차 나를 챙기는 일에 소홀해져 가는데
상대마저도 그런 나의 비워져 가는 마음을 내버려 둔다면
결국 누군가의 마음은 비워지고 만다.
그 순간 결혼생활도, 그리고 스스로의 삶도 불행에 가까워지고 말 것이다.
아무리 배우자라고 한들
나를 먼저 채운 뒤에 들여다보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겠지만
웬일인지
내게는 이미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듯하다.
그럼에도 한 가지 다행인 것은
비워져 가는 마음을 상대가 같이 채워주고 있음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금 마음이 놓이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서로의 마음의 크기가 줄어들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보태주는 것.
그래서 누구 하나 초라해지지 않도록 애쓰는 것.
어쩌면 부부의 삶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