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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알고리즘.

급찐급빠를 향하여. (86번째 일일)

by 김로기

인스타에는 참 탐나는 것이 많다.

그중에서도 먹을 것.

이 세상 먹을 것들은 죄다 모여 있는 듯하다.

때문에 인스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은 줄어든다.

얼마 전부터 빠르게 늘고 있는 몸무게가 신경이 쓰여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많이들 권장하는 건강히 먹고 조금씩 살을 빼는 것이

나의 첫 번째 목표였다.

하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의 늘어난 위는

계속해서 음식을 찾아댔고

더군다나 간신히 참고 있다가도

시간이나 때우려고 들어간 인스타에

온갖 음식들이 나를 유혹에 발을 걸어 넘어뜨리곤 했다.

그렇게 많은 음식들에 걸려 넘어지기를 반복하던 나는

다른 방법의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름하여 급찐급빠.

급하게 찐 살은 급하게 빠지도록.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살이 많이 붙은 것도 아니었고

며칠간 급격한 식사량의 증가로

바지가 불편해질 만큼 불어난 정도이니

급하게 살을 빼는 것도 가능하리라 믿었다.

그리고 그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인스타에서 벗어나는 것.

음식에 관한 일이라면 작은 유혹에도 무너지는 나였다.

인스타는 그런 내게 매사 발을 거는 존재가 될 뿐이었다.

내게 맞춰진 맛있는 알고리즘은 말할 것도 없다.

큰 의미 없는 손가락의 움직임 한 번으로

나는 여러 개의 유혹을 얻게 되고

그렇다면 나의 다이어트 결심 또한 불을 보듯 뻔하다.

길지 않은 며칠 동안 나를 지켜다오.

그리고 이겨내다오.

얼마 뒤 목표한 바를 이루고

헐렁해진 바지를 입게 될 그날이 오기만을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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