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는 시간. (96번째 삼일)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말했다.
진정한 어른이란 흘리지 않는 1인분의 삶을 사는 것과도 같다고
그 말은 듣자마자 휴대폰 메모에 새겨둘 정도로
내게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말이 되었다.
그리고 생각하게 했다.
과연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하여.
그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이
어른이 갖추어야 할 태도라고 말했다.
물리적으로 일정 나이가 되면 성인이 되어버리는데 비해
어른의 삶은 경계가 없었다.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어른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해도
언제든지 어른의 울타리에서 빗겨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성인의 수가 늘어가는데 비해
어른의 수가 비례하여 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것 또한
어른이 되는 것이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게가 그것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거나
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어른이 맞는가 하는 질문보다
과연 얼마나 많은 부분에서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된다.
큰 고민 없이 대체로 나는 어른의 모습을 갖추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마도 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 자체로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짜 어른은 누가 봐도 어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살아왔을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너무도 당연한 도덕적 윤리적인 태도가
설마 하니 어른의 기준이 되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그들 자신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즉 진짜 어른은 자신이 어른이라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계산하려 하기보다
진정으로 어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삶이 되도록 살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