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가 됐다. (105번째 일일)
갈 때가 됐다.
요때 죽으면 딱이다.
나이 든 이들의 농담은 이처럼 살벌하다.
오히려 죽음에 가까워진 그들은
정말 아무렇지 않은 건지.
아니면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그들도 죽음이 두렵기는 한 건지.
죽는 순간이 되면
어떤 삶을 살았던 미련이 남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동안 살아오며 곱씹어 본 죽음과의 대면이
그들을 죽음이라는 마지막 순간에 굳은살을 배이게 만든 걸까.
오히려 죽음과 가까워진 그들에게는 농담처럼 나오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을 때면 한편으론 마음이 미어지다가도
어쩌면 정말로 그때가 되면
죽음이라는 것에 조금 익숙해져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도 쌓아온 것이 많고
정 들여 곁에 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 모든 것들을 한 순간에 놓아버리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 때문이 아닐까.
간절히 바라는 무엇인가를
손에 쥐려고 애를 쓰다가도
막상 흩어져 없어지면 그만한 아쉬움도 없듯이
아닌 척
아쉬움이 남지 않는 척하며
삶에 대한 미련을 보이지 않는 척하는 것.
그저 그들의 그런 척이
사실 누구보다 가까이에 있는 죽음이라는 것이 더 두렵고
남겨진 삶에 대한 아쉬움을 애써 외면하고 있음이 아닌가 싶다.
오히려 그들은 누구보다 그 순간을 더 두려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가장 무섭고 무거운 그것을
최대한 내색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누구에게나 시작과 함께 끝이 오고 있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고
그것이 익숙해진 때라는 것은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우습게 농담처럼 던지는 그들의 마음까지는
우습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