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종료 시점.

과연 나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106번째 일일)

by 김로기

나는 현재 실업급여 수급자이다.

이제는 실업급여가 아닌 구직급여라는 말로 변경되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을 포함한 나조차 실업급여라는 말이 더 익숙하다.

나는 작년 연말부터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실업급여를 받게 된 사연이야 다들 비슷하겠고

나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회사의 사정이 안 좋아지고 그다음은 그들과 비슷한 절차를 밟았을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금액의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생활해 왔다.

원래 받던 급여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일단 출근을 하지 않고도 일정의 수입이 있다는 것에

조금 위안이 되는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들을 요긴하게 사용했다.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한 노력들과

인생의 뜻깊은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한 노력들.

그런 갖가지 노력들로 그 시간들을 채워 나갔다.

물론 나 같은 사람들을 욕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라의 정책이나 제도를 이용해 일하지 않고 놀 생각만 한다고.

하지만 그들의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나를 위한 제도를 이용해 먹는 것은 맞지만

무작적 놀 생각만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

나는 나름의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들이 생각하는 눈앞에 결과가 보이는 행동은 아닐 수 있지만

나는 분명 무엇인가를 해왔고

그것이 앞으로 나의 진로에 반드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 짧은 시간이었던 건지 그간의 나의 노력이 부족했던 건지

이렇다 할 뚜렷한 결과는 내고 있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조금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그렇게 내게 주어진 시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매일 같이 출근해야 하는 직장을 구하기는 힘들고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뭐가 있을까.

당장 눈앞의 한 푼을 위해 규칙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일당을 받으며 일을 하는 것.

아니면 돈보다도 내가 원하는 진로를 위해 조금 더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

사실 처음 실업급여를 받을 때는

마지막이라는 순간이 꽤나 멀게만 느껴져서

그 순간을 대비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코앞에 닥친 이 순간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고민하는 이때

무엇에도 확신에 차지 못한 내가 조금 못나 보이기도 한다.

새벽에 문득 눈을 뜬 날에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앞으로 나의 미래가 조금 어둡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서 불안하기도 하지만

당장 너무 스스로를 다그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는 그간의 시간들에 최선을 다했으므로.

분명 언젠가 작은 빛이 보일 때가 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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