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왔음을 몸이 알아차리지 못할 때.

샤워를 해라. (106번째 이일)

by 김로기

하루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을 때

어딘가 미적거리듯 자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느낌이 들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말끔히 씻고 오기를 추천한다.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세수라도 시원하게 다시 해보기를 권한다.

나는 분명 아침에 눈을 떴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몸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느낌이다.

요 며칠 숙면을 취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해가 뜨고 자연스레 몸을 일으켜 집 안을 걷고 있음에도

여전히 움직임은 부자연스럽다.

그런 상태에서 무엇이든 생산적인 일을 하기란 절대 불가능에 가깝다.

억지로 멱살 잡 듯 끌고 가려고 애를 써보지만

서너 살 떼쟁이 아이를 다루는 일보다도 쉽지가 않다.

그럴 때 나는 다시 한번 샤워를 한다.

그럴 여유가 되지 않을 때면

차가운 물로 세안을 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 정확한 근거를 댈 수는 없지만

그제야 몸이 알아차리는 듯하다.

오늘의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무엇인가 해야 하고 멍하게 있을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집에서 무엇인가 해야 할 때면

굳이 화장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과정을 거쳐주면 슬슬 컨디션이 올라오곤 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통하는 방법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조급한 마음과는 달리

답답한 하루가 길어지고만 있다면

한 번쯤은 시도해 봐도 좋을 법하다.

내 비법이 먹히든 그렇지 않든

소수의 누군가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고 믿는다.

그리고 그렇다면 충분히 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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