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안 되는 그들과 관계를 이어 가는 법.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것. (106번째 삼일)

by 김로기

나는 가끔 생각한다.

누군가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고

이해는커녕 오히려 반감이 들 때

이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을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순간을 마주하곤 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그들의 마음을 전부 알 수 없듯이

그들이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그렇기에 당연히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이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그들을 이해시키려거나

혹은 내가 그들을 이해해 보려고 하는 순간부터

나의 마음속에는 점점 화가 차오른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겪어보면 자연스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을 포기해야 하나 싶지만

그것 또한 가능한 일이 아닐 때가 많다.

나의 현재를 벌어다 주는 직장이나

차마 져버릴 수 없는 친구들과의 관계.

매일을 눈만 뜨면 마주 할 가족들과의 관계가 바로 그때이다.

그저 한두 번 보고 말 사이 이거나

내 하루하루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람이라면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 놓인 관계들에서

나와 다른 그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가야 할지 고민한 적이 많다.

고민한 적이 많다는 것은

나 또한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조금 그 해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그저 마지막인 것처럼 그들을 대하는 것이다.

아무리 이해하지 못할 행동이라도

그들과의 마지막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나아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오히려 내 쪽에서 먼저 친절한 태도가 가능해지기도 한다.

지금 이 통화가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지금 보는 이 얼굴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지금 하는 말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나 혼자만의 마지막을 만들어가다 보면

굳이 상대를 이해하지 않아도

선뜻 화를 내거나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종종 나는 그렇게 마지막을 생각하며

사람들을 대하곤 한다.

하지만 이 비법은 유효기간이 있다.

마냥 누군가에게 마지막을 떠올리며 관계를 이어나가더라도

상대의 태도가 전혀 바뀔 생각이 없거나

오히려 나의 반응을 이용하려고만 한다면

그와는 진짜 마지막을 맞아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들에게는 어떤 비법 따위도 통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나의 마음을 조금 편하게 유지하며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나갈 방법이 될 뿐이지.

그런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수단과 방법도 적용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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