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맥주사랑. (118번째 삼일)
요즘 같은 날씨에
고된 하루 끝
맥주 한잔이 주는 위로는
술을 잘 못하는 나도 일부 공감하는 바이다.
맥주잔 너머로 흘러넘치는 냉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니까.
그 한 모금이 하루 종일 얼마나 간절할지는
나도 이해한다.
남편은 퇴근 후 저녁식사 때마다 늘 맥주를 곁들인다.
집에 사둔 맥주가 떨어질 때면
집 앞 편의점에 잠시 차를 세우고서라도
그날 먹을 만큼의 맥주를 사가지고 들어온다.
처음엔 나도 그러려니 했다.
날이 더우니
일이 고되니
하루 종일 얼마나 목이 타고 갈증이 심할지 싶어서였다.
그런데 그렇게 밤마다 한 캔 씩 마시던 맥주는
두 캔이 되고 세 캔이 되었다가
이제는 네 캔도 훌쩍 이 되어버렸다.
말로는 하루의 더위와 갈증을 풀어버리는 방법이 이것뿐이라는데
대체로 공감이 되다가도
하루도 빠짐없이 반복되는 술이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물처럼 술술 넘기는 맥주라지만
그도 매일같이 반복하면 좋을 게 없을 리 만무하다.
작년 이맘때쯤 한번 크게 앓이를 했던 적도 있어서
왠지 더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무슨 말로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하루라도 건너뛸까 싶지만
더위에 잔뜩 지친 기색으로 집에 들어설 때면
차마 말릴 수가 없다.
주말이 되면 좀 나으려나 싶지만
주말엔 또 그만의 이유가 생긴다.
열심히 차린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오랜만에 시킨 배달음식에 맥주가 빠질 수가 없어서.
이유는 다양하다.
결국은 전부 맥주 한잔을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무작정 말리지 못하는 나도 참 모질지 못한 듯싶다.
건강이 잘 따라주기만을.
그리고 이 더위가 한풀 꺾일 때쯤엔
부디 남편의 맥주 사랑도 조금 꺾여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