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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비율.

행복은 씨앗으로부터. (9번째 일일)

by 김로기

하루를 100으로 나누었을 때 행복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매일이 행복으로 가득하기 힘들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만약 정해진 행복의 양이 있다면 어떨까.

하루하루 정해진 양을 골고루 나누어 갖는 게 좋을지.

불행한 며칠을 감수하더라도 행복이 가득한 하루를 갖는 게 좋을지.

고민해 봤다.

불행의 기준이 어느 정도 인지는 몰라도

매일 조금씩 나누어 행복을 누리는 편이 나는 좋을 것 같다.

하루 중 행복의 씨앗이 되는 일이 하나라도 있다면

그 기억으로 충분히 하루를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한순간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지듯

행복이 끝나는 순간, 불행의 일부가 행복으로 느껴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반면 하루 온종일 행복이 계획되어 있지 않은 날은

불행에 매몰되어 지독한 하루를 보낼 것만 같다.

과연 그날들은 내게 무슨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

물론 행복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는 있다.

행복이라는 상태에 집착하지 않은 채

잔잔한 하루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하루에도

작은 행복은 존재했을 것이다.

감정이 요동칠 정도로 이게 행복이구나 느낄 만큼 커다란 행복이 아니었을 뿐.

불행하기만 한 하루는 잔잔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의 정해진 양의 행복을 소비하고 있다.

물리적인 양으로는 진작에 닳아 버렸겠지만, 아직 조금 더 남았다고 믿어 보는 중이다.

일정량의 행복을 동력 삼아 하루를 보낸다면

정해진 양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행복으로 채우고 있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내가 하루하루 행복의 씨앗을 찾으려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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