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고백

잘해보자. 나의 작은 아가야.

by 김로기

오늘 꿈엔 네가 나왔어

얼굴은 자세히 보여주지 않았지만

장난감 가게 앞에 앉아

한 손에는 이미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쥐었으면서도

엄마는 무슨 장난감이 사주고 싶냐고

내게 물었어

나의 선택을 빌미로 두 개의 장난감을 사려는구나 싶어

속으로 피식하고 웃었지만

그냥 모른척하고 하나를 더 골라주었어

네가 조금 커서

너의 자아가 뚜렷해지고

나와도 의견이 갈릴 때가 오겠지

그때가 되면 나도 쉽게

너의 뜻에 따라주지 않으려고 할 테고

너와 나의 고집이 대립하는 순간이

언젠가는 오고야 말 거야

그때가 되면 어떻게 너를 대해야 할지

나 스스로도 고민에 빠지겠지

그럼에도 너를 향한 마음만큼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단다.

순간의 감정에 실려

욱하며 너를 대하지 않기를

그래서 네가 상처받지 않기를

그런 순간이 오거든

내가 조금 더 현명한 내가 되어

네 앞에 서 있기를

이르지만 바라고 있어

아마도 말처럼 쉽지는 않을 테지만 말이야

네가 점점 자라면서 나의 품 같은 건 기억하지 못하는 벌써부터 마음이 허전한 날들이 와도

조금 덜 서운해하기를

그저 너도 나도 지혜롭게 모든 순간을 헤쳐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네가 내 나이가 되고

키가 나를 훌쩍 넘겨버렸을 때도

아마 내 눈에는

여전히 작고 애틋한

내 영원한 아가일 거라는 거야

그러니 앞으로도 잘해보자

나의 작은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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