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강하게 스며들게 될 거야.
유난히 태동이 심하게 느껴지는 오늘이야.
물론 너를 만나기까지
지금보다 더한 너의 움직임이 느껴질 테지만 말이야.
너를 품고 20주쯤 되었을 무렵
그때 처음 느껴봤던 것 같아.
이제 병원에서 초음파를 통해
흑백의 너를 만나지 않아도
네가 나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을 때는
긴가민가 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깜짝 놀라기도 하고 말이야.
그때는 유난히 자려고 누우면
꿈틀대는 네가 자주 느껴지곤 했었는데
그런 환희에 찬 순간을 나 혼자 느끼고 싶지 않아서
네 아빠 손을 살며시 배 위에 올려둘 때면
너는 귀신 같이 알아채고
움직임을 멈추곤 했었어.
아마도 너에게는 아직 낯선 손이었던 걸지도 모르지.
그러다가 온전히 너의 움직임이
네 아빠에게도 전해지는 날에는
우리 둘이 얼마나 기쁘게 웃었는지 몰라.
정말 행복한 웃음이었어.
마흔 언저리의 두 사람이 낼 수 있는
가장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웃음이었다고나 할까.
그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
그 뒤로도 너는 자주 너의 존재를 내게 알려댔고
나는 최대한 네 아빠와 함께
그 순간을 만끽하고자 노력했어
아마도 너희 아빠는
웬만한 다른 엄마들만큼이나
태동을 많이 느껴 본 아빠일 거야
그렇게 너는 우리 두 사람과 함께 자랐어.
지금쯤은 2킬로그램 정도 되었을 너에게
어느새 내 뱃속이 비좁아진 건지
양 옆을 가리지 않고
불쑥불쑥 손발을 휘젓는 너를 볼 때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내 눈으로 너를 보게 될 날이 가까워졌구나 싶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에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해.
더 예쁘고 소중한 너를 눈에 담고
두 팔로 안을 수는 있겠지만
오로지 너와 나 둘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는
영원히 사라진다는 아쉬움 말이야.
그래서 서서히 만남과 동시에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참 복합적인 감정이 드는 것 같아.
그렇지만
그런 감정들을 느낄 새도 없이
너는 우리 곁으로 스며들게 될 거야.
언제부터 함께였는지조차 떠올릴 수 없을 만큼
깊고 강하게
우리 모두 스며들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