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번째 고백

부디 우리의 호흡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 지기를 바라며.

by 김로기

아가.

이제 정말로 네 얼굴을 볼 날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지.

조금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어떤 사람들은 무통의 때를 맞춰 금방 낳기도 한다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후기가 나를 조금 무섭게 하고 있거든.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런 끔찍한 고통을 겪고도

동생을 낳고

그 동생의 동생을 낳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그 고통은 아이들이 나고 자라면서 결국 잊혀지게 되나 봐.

지금이야 40년 가까이 지난 고통이기에

그저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너희 할머니들은

잠깐 아프고 그만이라며

낳고 난 후에는 훨훨 날아다닐 만큼

몸이 가볍다고도 말씀하시지만

그래도 겪어보지 않은 고통을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무서운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너도 마찬가지로 힘이 들고 무섭겠지.

이 세상 가장 좁고 어둡고 아늑한 곳에서의 생활을 끝마치고

환한 불빛이 가득한 분만실로 나오는 일 또한

쉬운 일은 아닐 테니까.

아마도 그날이

너와 나의 진정한 첫 번째 호흡을 맞추는 날이 되겠지.

지금까지 맞춰 온 걸로 봐서는

꽤나 훌륭하게 해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넌 어떻게 생각하니.

부디 우리의 첫 번째 호흡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를 바라며.

잘해보자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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