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고백

믿어도 좋아.

by 김로기

아가.

네 아빠가 퇴근할 무렵이면

나는 늘 현관문을 살짝 열어둔 채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기다리고 있단다.

예전에는 활짝 웃는 얼굴로

잘 다녀왔느냐고 인사하곤 했는데

요즘은 네 아빠 입에서 먼저 말이 나온단다.

아빠 왔다. 하면서 말이야.

그 말에 나 또한 배를 쭈욱 내밀면서

너와 함께 아빠를 맞이하곤 해.

일상 속의 그런 소소한 행복이 더해진 요즘.

우리가 느끼는 행복이

너에게도 전해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아마 일 년쯤 뒤면

그때는 내가 아니라 네가

현관 앞에 앉아 네 아빠를 기다리고 있겠지.

아마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행복한 표정일 거야.

너와 내가 함께 웃는 모습도 물론 좋겠지만

네 아빠와 네가 함께 할 모습이 나는 너무나도 기다려져.

아마 그 감동은 가슴 벅찰 만큼 나를 두근거리게 하겠지.

그날을 나는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어.

그러니 아가.

네가 살아갈 세상이 하나같이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와 함께하는 동안에는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게.

믿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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