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고백

네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by 김로기

아가.

너를 기다리면서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너의 첫 번째 인형을 만들어 주는 거였어.

어떤 사람들은 매번 챙기기 귀찮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에 들고 다니는 게 꼴 보기 싫다고도 했지만

그저 나는 네 옆에 있는 너만 한 인형 하나쯤은

어쩌면 너의 첫 번째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물론 나중에 때가 타고

관리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어.

물론 시중에 파는 인형들도

예쁘고 촉감 좋은 것들이 많지만

조금 투박하고 비뚤어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어.

그렇게 느리지만 조금씩 하루하루 인형을 만들어 갔어.

열흘정도 지났을까.

인형을 완성하게 되었는데

조금 못생겼지만

무척 애착이 가더라고.

너를 기다리며 한 땀 한 땀 만들어 내서 그런지

왠지 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야.

발바닥 한쪽에 너의 태명도 새겨 넣고 나니

그때부터는 함부로 두지 못하겠더라고.

거실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아침저녁으로 잘 자라는 인사도 하면서 말이야.

네가 태어나면 딱 비슷한 크기일 것 같은데

과연 네가 좋아해 줄까.

매일같이 쓰다듬고 너를 잘 부탁한다고 말해뒀는데

네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너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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