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아가.
너를 기다리면서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너의 첫 번째 인형을 만들어 주는 거였어.
어떤 사람들은 매번 챙기기 귀찮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에 들고 다니는 게 꼴 보기 싫다고도 했지만
그저 나는 네 옆에 있는 너만 한 인형 하나쯤은
어쩌면 너의 첫 번째 친구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물론 나중에 때가 타고
관리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기로 했어.
물론 시중에 파는 인형들도
예쁘고 촉감 좋은 것들이 많지만
조금 투박하고 비뚤어도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주고 싶었어.
그렇게 느리지만 조금씩 하루하루 인형을 만들어 갔어.
열흘정도 지났을까.
인형을 완성하게 되었는데
조금 못생겼지만
무척 애착이 가더라고.
너를 기다리며 한 땀 한 땀 만들어 내서 그런지
왠지 너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야.
발바닥 한쪽에 너의 태명도 새겨 넣고 나니
그때부터는 함부로 두지 못하겠더라고.
거실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올려두고
아침저녁으로 잘 자라는 인사도 하면서 말이야.
네가 태어나면 딱 비슷한 크기일 것 같은데
과연 네가 좋아해 줄까.
매일같이 쓰다듬고 너를 잘 부탁한다고 말해뒀는데
네가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너를 잘 지켜줬으면 좋겠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