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은 나부터. (14번째 이일)
만약 내게 아이가 있다면
무엇보다 책을 가까이하게 도와줄 것이다.
지금의 나에게 아쉬운 것 중 하나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책을 가까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타고난 기질이 중요한지 아니면 자라온 환경이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타고난 것은 환경과 그 영향을 받은 개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어린 시절 나는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자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이것도 핑계에 지나지 않은 말이지만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환경을 내가 만들어 갈 수 있음에도
딱히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결국은 핑계에 더 가까웠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긴 하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더라도
책을 많이 읽은 어린이였다면
지금의 나와는 분명 어딘가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글쓰기를 결심한 지금의 내게도
스스로 어휘력이 부족해 국어사전을 켜두고 비슷한 단어를 찾는 일을 덜 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굳이 어려운 단어를 찾아 어딘가 있어 보이려는 글을 쓰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표현하고 싶은 문장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단어를 그때그때 떠올리고 싶은 것이다.
요즘은 강제성을 높여서라도 독서를 하고자 하는 마음에
온라인 독서모임을 가져보았는데
아직까지는 해볼 만한 것 같다.
매일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 단위로 읽어야 할 분량이 정해져 있다 보니
숙제하는 느낌으로라도 해내고 있는 것 같긴 하다.
내가 뒤늦게 책을 읽으면서 느낀 문제는
나는 글자를 읽는 것인지 문장을 읽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문장이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는 반면
눈으로 글자를 스쳐만가는 경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대다수의 경우는 거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이 잘 전달이 안 되는 편이다.
물론 소설이나 짧은 에세이 같은 경우는
군데군데 내용만 기억이 나도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데
자기 계발서라던지 인문학 관련 책을 읽고 나면
많은 부분이 기억에서 사라져 있다.
어딘가 나의 독서법이 문제가 있는 듯싶은데
약간 막연한 기분이 든다.
독서법에 정답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된 것 같기는 한데
어디서부터 바로 잡아야 할지.
어렵다.
그리고 궁금하다.
다독하는 사람들의 독서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