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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로기 Nov 02. 2024

말. 그리고 말.

가볍고 단 그것. (18번째 일일)

내가 무슨 말을 하던

상대의 기분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아마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순간 다르게 전달된 말의 의미가

나를 그리고 다른 누군가를 공경에 빠뜨렸을 때는

매우 당황스럽다.

아무리 내가 나의 의도를 듣는 이에게 전달하려 할지라도

이미 상대에게 나의 말은 그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나 스스로에 대한 후회로 가득하다.

어떤 말도 꺼내지 말았을 것을.

그 말이 설령 모두가 들어도 나쁘지 않았을 말일지언정

그 모든 게 나의 착각이었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어야 했다.

나의 짧은 생각으로 인해

나를 포함한 몇몇의 사람이 크건 작건 피해를 입게 된다.

말을 안으로 삼킬 때

나에게 의미 있게 남을 것이다.

입에서 혀로 바로 올라타든, 머리를 스쳐 입을 통해 나오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입은 다무는 게 좋은 것이었다.

말이라는 것은 매우 가볍고 달기 때문에

금방 입에 오르고 금방 날아간다.

그때부턴 이미 내 것이 아니다.

내 입에서 시작된 거추장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멀리멀리 날아가버린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 대신

열 냥이라도 빚을 지지 않는 쪽을 택하겠다.

후회로 가득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라.

모두가 내가 아니고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 나의 말은

오로지 나의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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