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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

작심삼일 곱하기 122번, 일 년은 되겠다. (1번째 일일)

by 김로기

애초에 작심삼일이 목표는 아니었다.

하지만 하루도 못 간 나의 다짐들이 수두룩한 걸 보면

이제는 한숨을 넘어서 자존감이 깎이고 있는 것 같다.

책장에 담아놓은 책은 수십 권이고

그럴싸한 루틴과 계획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깔아 둔 어플도 많다.

떠오르고 준비하기까지 지극 정성을 쏟는 편이다.

그 정성들이 아까워진다.

누가 그랬던가.

일을 자꾸 뒤로 미루는 사람은 완벽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준비과정만 보면 그 말도 일리가 있다.

조금 더 수월하고, 그럴싸하게 계획하고.

나는 완벽한 준비러다.

그렇게 심사숙고 끝에 고른 어플은 하루이틀 내 눈과 손을 바쁘게 만들다가

결국 내 마음의 짐이 되어 휴대폰 한켠에 조용히 숨어든다.

다음에 또 무언가를 계획하기 위해 어플을 찾다 보면

다운로드가 아니라 업데이트라고 표시될.

조용한 나의 어플들.

9월의 중순을 달려가는 지금.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좀 더 그럴싸한 시기였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거창하지 않고, 별거 아닌 일이 되어.

내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요만한 글들이 모여 소박하게나마 뿌듯함을 가질 수 있도록.

일 년 뒤에 나를 일으키는 방법을 찾은 내가 돼있기를 바란다.

그럼 오늘부터 나는 122번의 작심삼일에 도전한다.


하루는 일단 글을 쓸거구요.

다음날 조금 다듬어 발행 할 예정입니다.

얼마나 다듬어 질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이은경 작가님의 '오후의 글쓰기'를 읽고 추진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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