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이 책을 간직하려고 적어둔 거야...
독서는 들숨이고 글쓰기는 날숨이다.
이것은 별... 이것은 풍경... 작가의 글... 독서의 길... 이것이 바로 저의 평생 독서 계획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항상 생각하려고 했었습니다. 왜 읽는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떨치지 않았습니다. 제 안에 그 의문은 평생을 함께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스토너가 책을 손에 든 채 죽음을 맞이하듯 아마도 그렇게 읽다가 소멸하리란 상상도 들었습니다. 의식은 유동적이란 생각도 들어요. 어디에 쏟아졌다. 다시 거둬들이는 것이죠... 두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저에게도 우주가 활짝 열리듯이 책장을 넘기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저의 온전한 생각이 아닙니다. 책에서 흘러들어와 제 입으로 나오는 것이죠... 지금 파스칼 키냐르의 <은밀한 생>을 읽는 동안 저에게 무수히 많은 번역된 단어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저에게서 필터링 과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이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일꾼 셰익스피어... "왼손엔 책을, 오른손엔 흙손을 들어라"
독서는 사람을 읽는 것이다 "의복은 사치품이지만, 책은 필수품이다"
새무얼 스마일즈 <자조론>, <인격론>에서...
노비 장영실과 어린 세종
"대군마마, 독서를 장시간 하지 마십시오. 한두 식경 하신 다음 잠시 쉬시면서 청솔가지나 대나무 숲을 보시면서 눈의 피로를 풀어주십시오. 녹색은 눈을 밝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 대군마마의 시력은 과히 좋지 못하십니다. 저 좌보성은 시력이 좋은 사람만 볼 수 있는 아주 희미한 별이지요. 대군마마께옵서 책 한 권을 잡으시면 수십 번이고 수백 번이고 종이가 뚫어지게 보신다는 말씀을 들었사옵니다. 예상했었습니다만 막상 저 별이 안 보이신다고 하니 저의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한번 나빠진 눈은 좀처럼 회복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더 나빠지지 않게 꼭 독서법을 고쳐 보십시오. 제가 주제넘은 말씀을 올렸사오나 내일이라도 당장 제 말씀대로 하오시면 한결 나아지심을 느끼실 것이옵니다."
김종록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중에서...
침묵을 지키며 말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말을 거부하며 말하기, 말없이 말하기, 길목에서 지켜 서서 결여된 단어를 기다리기, 독서하기, 글쓰기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 파스칼 키냐르 에세이 '시학(詩學)'에서...
시간과 공간 사이의 한정 없는 거리
우리를 갈라놓는 '대양', 테두리가 없어 우리는 그 외양을 볼 수 없는 거기
해안가에 영영 우리를 버리고 가버린 '심연'
그리니 우리가 그토록 사랑한 것이다.
우리가 읽으며 느끼려고 찾는 것이 바로 '이 채워질 희망 없는 거리'이다.
우리가 알았던 것과 우리가 느낄 수도 있는 것 사이의 채워질 희망이 없는 거리.
부피가 늘어야 기관이 발달하듯
부피가 늘어야 한갓 자유로운 우리의 몽상보다 더 풍부한 생의 나이가 발달한다.
이렇듯 독서가 여행보다 우리를 더 먼 세계의 바닥으로 데려간다.
독서하는 자는 더 옛날의 호숫가에 서있는 동물 같다. 라틴어 vis-힘, 몸에서 튀어나온다, 격렬함, 탄생 또는 웃음....-를 지극히 사랑했다. 프랑스에서 고어로 글을 쓰는 나이 든 작가들 대부분을 흠모했다. 읽으며 호흡의 박자를 미리 가다듬지 않고서는 일절 쓰지 않았다. 사랑을 잘 못하고, 감상을 선호한다.
진정한 질문자는 결코 답을 내어서는 안된다. 모든 이미지 밑, 태반 속, 그 상태에서 상상할 수 없는 우리가 재생산된다. 멈추지 않고 끝없이, 마감 없이, 경계 없이, 지평선 없이 새롭게 미분한다. 열정에 사로잡힌 자가 그를 사로잡는 것에 함몰되어 있는 지경이다. 독서에 함몰되어있는 독자다.
독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지 못하고 뛰어들어야만 하는 깊은 세계, 한번 빠지면 나오기 힘든 세계. 독서는 심연에 빠지는 일이다. 특히 파스칼 키냐르의 책을 읽는 일은. 번역가_파스칼 키냐르 소설에 관한 이해
심연들 - 파스칼 키냐르 '마지막 왕국 3'에서...
독서의 목적과 방법 중..... 선입견을 비우라, 질문하며 읽어라.
공병호의 핵심만 골라 읽는 실용독서의 기술 중에서...
내가 좋아했던 제인 오스틴, 그녀가 42세 떠나기 전까지 더 많은 작품을 남겼다면 나는 아마도 다 찾아서 읽었을 거다. 샬롯, 에밀리, 앤 브론테 자매들이 더 많은 작품을 남겼다면 아마 다 찾아서 읽었을 거다.... 나의 한 시절을 그렇게 그녀들에게 푹 빠졌었다. 그리고 여러 작가들을 만나고 독서를 해왔지만 그런 끌림이 내 마음에 들어찬 경우는 없었는데 다시 한번 돌아왔다.
가면의 생 - 에밀 아자르 (로맹 가리 가명) '고백록'을 읽고서...
작가는 생존을 위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고 한다. 독서는 들숨이고 글쓰기는 날숨이다. 숨 쉬듯이 써내려 온 글들은 그의 세월의 부피만큼 출간된 책들의 수도 늘어났다. 그의 작품 세계는 옛날에 대한 미세 담론이 모여 이루어진 옛날에 대한 거대 담론이라는 사실을 나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다.
옛날에 대하여 - 파스칼 키냐르 '마지막 왕국 2'을 읽고서...
감옥에서 일화 중 글쓰기와 관계된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유일한 글쓰기는 편지였다고 합니다. 써야 할 글을 암기하여 편지 쓰는 날 한 글씨도 빠짐없이 써냈다고 합니다. 엄격한 자기 검열하에 가족들에게 반듯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국가권력에겐 무너지지는 않는 모습 보이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그 엽서들을 다시 책으로 만나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 글로 저 같은 사람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에게 독서는 독서로 끝나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영복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한 발 걸음>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옥 속의 독서가 한 발 걸음인 것이데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독서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됐습니다.
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인간관계의 완성'을 읽고서...
"평생 이 책을 간직하려고 적어둔 거야" 무엇이 이 열여섯 살 소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일까... 나만의 문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시를 쓴 사람의 문체로 진짜 내 글을 쓸 수 있다면, 이런 스타일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화자가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그의 내면과 함께 제대로 그려낼 문장을 찾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오에 겐자부로는 자신의 성장기부터 지금까지의 독서와 글쓰기 활동, 가정사에 대해서도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음으로서 작가의 정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 정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느끼고 이를 통해 독자는 발견하고 스스로의 문제를 깨닫고 진정한 '나'를 만나는 것이라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 안에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 정신의 움직임이 실제로 일어나고 우리는 그곳에 발을 들여 작가와 함께 하며 경험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읽는 인간 - 오에 겐자부로 '개개인의 독서 강화'을 읽고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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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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