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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Feb 10. 2016

여자의 말은 태어나지 않았다 - 나의 여성작가 찾기

여성이 가져야 할 최종적인 목적 - 남녀평등의 새로운 언어 찾기

우리가 곧 다시 전해야 할 이야기
여성의 언어로...



나의 여성작가의 계보를 훑어보자면 제인 오스틴, 샬롯, 에밀리, 앤 브론테 자매들, 이디스 워튼, 마그리트 뒤라스, 도리스 레싱, 버지니아 울프, 루이제 린저 그리고 한국 작가로는 박완서, 박경리, 공지영, 신경숙 정도이다. 그저 소설 읽기에 지나지 않아서 전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게 아쉽다. 지금은 아니 에르노 작가를 좋아해서 몇 편 이어 읽은 정도다.

아니 에르노 작가



앨리스 먼로의 작가의 책을 읽다가 덮어둔 상태에서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읽었다. 읽을수록 어려워서 띄엄띄엄 읽다가 덮었다. 왜 나에게서 의문 부호가 여러 가지로 생겨났는지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그저 좀 더 여성 작가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냥 읽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성이면서 여성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여성 작가의 작품 속 인물들은 왜 그런 감정을 갖게 되었는지 느껴지지 않았다. (내 감정에 솔직해지지 않았던 것일까?) 읽어왔던 작가의 대부분이 남성이었고 나는 그동안 그 책들을 공감하면서 읽어오긴 했는데 그것이 제대로 된 공감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나도 젊었을 적에는 마치 남성이 '나'라고 할 때 '홀로 있는 나'를 상정하고 말하듯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적으로 '홀로 있는 나'가 되는 것이 0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 우에노 지즈코 <여자들의 사상> 중 모리사키 가즈에 <생명, 울려 퍼지다> p38


여자가 자신의 경험, 더욱이 그중에서도 가장 절실한 경험인 성과 출산을 사상으로 사유하고자 했을 때 그것을 일컫을 만한 말이 없었다. 남자의 말은 도움이 되지 않았고 여성의 말은 태어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 매달 피를 흘리는 여자란 어떤 자인가, 성이란 무엇인가, 임신이란 어떤 경험인가, 출산할 때 내가 낳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연이은 물음이 생겼지만 답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다. 사상이란 사상은 죄다 남자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에노 지즈코 <여자들의 사상> p33



무언가를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려운 점이다. 지금에 와서 왜 알아야겠다고 문제시하는 점도 모르겠다. 그냥 읽을 것이라면 나는 무엇을 놓치고 읽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여자의 말은 태어나지 않았다'하는 데 정말 그러한가? 그동안 여성작가들이 내놓은 말이 무엇인가? 나는 제대로 들으려고 했었나?

인류 역사상 여성이 글을 배워 읽고 쓴 시간은 남성의 시간 보다 분명히 적을 테다. 파스칼 키냐르의 작품을 보면 여성, 어머니는 자궁으로 이어지는 통로이다. 내가 갑자기 무척 슬퍼지는 이유는 뭔가 아주 동떨어진 곳에서 나를 느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런 섬세한 글을 이방인처럼 읽고 여성 작가들의 내밀한 감성을 읽으면서 거부감이 생겨버리는 나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상태로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어버렸다.

여성의 글 다운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점이 아닌가 싶다. 여성들의 증언이 필요하다. 그리고 받아들일 자세도 필요하다. 나는 그 받아들임이 어색하고 거부감마저 들지 않았나 싶다. 페미니즘과 젠더에 관련된 사상은 너무 어려웠다. 사회와 역사까지 다 이해할 수조차 없었다. 그런 발판이 있어서 지금의 여성들이 되었다는 정도로만 인식했다.

젠더 : 문학비평용어사전
성(性)에 대한 영문표기 섹스(Sex) 대신 새로 쓰기로 한 용어로, 1995년 9월 5일 북경 제4차 여성대회 GO(정부기구)회의에서 결정했다. 페미니즘의 영향으로, 젠더는 사회나 문화를 함축하는 사회학적 의미의 성을 뜻하고, 섹스는 생물학적인 의미의 성을 뜻한다.

페미니즘 : 문학비평용어사전
페미니즘은 '여성의 특질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파생한 말로서, 성 차별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시각 때문에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에 저항하는 여성해방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싶기도 하고 여성이 여성으로서 공감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이 나 밖에 없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 그저 웃음만 나올 것도 같다... 앨리스 먼로의 글을 읽으면서 고민했던 부분이다. 조금밖에 읽지 않고 덮어버렸던 이유가 궁금해서 일본 작가의 <여자들의 사상>을  조금 읽기도 했다. 그런데도 아직 내가 짚은 바가 맞는지 확실치 않다. 여성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고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다.....

마그리트 뒤라스 / 시몬 드 보부아르

헤르타 뮐러 / 앨리스 먼로 / 한강




<읽고 싶은 여성 작가>
- 마그리트 뒤라스
- 시몬 드 보부아르
- 헤르타 뮐러
- 앨리스 먼로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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