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승부수를 둘 수 있는 나이는 서른부터 시작이다.
길어진 인생에서 뒤늦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들
자신의 분야를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를 리셋하는 이들
서른다섯에 변호사가 된 전직 스튜어디스, 서른아홉에 대학교수가 된 전직 웨딩플래너, 쉰여덟에 부동산 회사를 시작한 전 회사원, 예순다섯이 넘어 레스토랑을 차린 주부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다양한 경력의 사람들이 있다. - <서른에서 멈추는 여자 서른부터 성장하는 여자> 중에서...
새로운 일의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해온 다른 세계의 경험을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쌓아온 길이라 생각한다.
마흔 살에 조각가가 된 프랑스 출신 루이스 부르주아는 99세의 나이로 타계한 세계적인 조각가이다. 개인전을 열였을 당시 나이는 일흔 살이었다. 그녀의 전공은 미술과 전혀 상관없는 수학과 기하학이었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끝까지 자기 일을 하는 사람에게 주목하고 있다. 시대는 이미 변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관리직에 기용되고 새로운 사업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이제 끝이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끝이라는 건 없다.
다만 다른 길이 시작될 뿐이다.
경력이 적어도 프로답게 일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
그곳에 가면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끝없이 던지는 사람만이 멀리 보고, 길게 갈 수 있다.
-아리카와 마유미의 말-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반항하지 않고 최선을 만들어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는 만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일정한 경계선이 있는 이상 그보다 더 높이 성장하는 일은 없다. 자기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한 길'이라는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의 투쟁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움켜잡아야 하는 일상의 모든 순간들을 기록해 나가기 시작했다. 세계는 빠르게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흐름이 자칫 빨라 방향을 잃고 마는 모양새다. 그럴 때일수록 개인은 모든 것에 방어자세를 갖추고 있다. 자신 마저도 마모될 것을 두려워한다. 모든 타이밍에 맞추어 발맞추어 앞으로 전진한다. 자신만 낙오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내가 보는 세상은 다소 암울하기도 하다. 나도 행복하니 너도 행복하라는 방식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두가 공평하게 행복과 불행을 나눈다면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을 던져주고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빨리 그것을 잊어버리고 삶의 흐름에 몸을 던져버린다.
내가 지금까지 배워온 것, 회사에서 꾸려나간 것은 나에게 습관을 만들어 주었고 그 습관은 곧 나를 도울 것이다. 현재의 직장에서 나와 다른 업을 해나가야 한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멈추기를 여러 번이다. 막막하고 길이 없어 생각을 그만하곤 만다.
내가 다른 일을 과연 해나갈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은 뭐지? 아니 다시 공부를 시작해야 하나?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등등 나를 타박하기 일쑤다. 전문적인 일이 아니라 내가 다시 개업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0대가 아니니 신입으로 입사하기도 힘들다. 일을 한다면 내 일을 시작하고 싶다. 과연 무슨 일을 시작해야 하나?
하 - 한숨이 절로 나온다. 책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다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베르토 망구엘 작가처럼 오로지 독서에서 기쁨을 찾는 고고한 영혼 탐구자가 되길 바랄 뿐이다. 나 같은 망상자가 현실세계로 뛰어드는 건 수영을 못하면서 바다로 뛰어드는 꼴이다. 솔직히 무섭다.
안전한 울타리 안에 오래 있었다. 이 공간 안에서 내가 누리는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았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벗어나고 싶은데 벗어나기 싫다니 참 이상한 논리다. 나 같은 사람이 하나일까 싶기도 하다. 모두가 두렵고 힘겨울 듯하다. 하지만 내 의사이든 아니든 곧 이 안전한 울타리에서 나와야 한다.
어디로 향할지 또 적당한 울타리를 골라잡아 안착할지 아니면 기대 이상으로 내가 바라는 가장 강렬한 삶을 살고 있을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리라. 이제는 그 생각을 접지 말고 펼쳐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서 직업을 여러 개를 갖고 싶다. 누구의 프로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