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배신당한 유언들> 중 5부 잃어버린 현재를 찾아서...
구어에 대한 연구의 존재론적 의미는
현실의 미스터리를 꿰뚫고자 하는 욕망이다.
-밀란 쿤데라-
우리는 꼬박꼬박 신문을 읽고 모든 사건들을 기록할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그 기록들을 다시 읽다 보면 우리는 그것들이 단 하나의 구체적인 이미지도 떠올려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욱 고약한 것은 상상력이 우리 기억을 도와 그 잊힌 것을 재구성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라는 것, 검토할 현상으로서, 구조로서의 현재의 구체 내용은 우리에게 미지의 혹성과 같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우리 기억에 붙잡아 둘 줄도, 상상력으로 그것을 재구성할 줄도 모르는 셈이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온 것이 뭔지도 모르는 채 죽는 것이다.
-밀란 쿤데라 <배신당한 유언들> 5부 잃어버린 현재를 찾아서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