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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Jun 16. 2016

소설만이 말할 수 있는 것

밀란 쿤데라 <커튼> 3부

소설의 도덕은 인식이다.



작가가 인물들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소설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론'을 드러낸다면 문제는 작가의 성격이지 소설이 무엇인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기 어렵다. 예술은 모두 같지 않다. 그것들 각각이 세계에 도달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을 통해서다. 이 문 가운데 하나는 전적으로 소설의 몫이다. 소설은 고유한 독특함, 독자적인 예술, 소설의 기원(역사), 모더니즘의 의미를 갖는다. 소설의 유일한 도덕은 인식-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여 앎-이다.


인식은 작가의 자아와 관계있다. 소설 인물에 관해 실재적인 존재라고 믿게 할 필요는 없다.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인물이 되기 위해 창조한 상황의 공간을 가득 메우기만 하면 된다. 소설가는 시인이나 음악과는 반대로 자신의 영혼의 외침을 침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소설 쓰기는 창조의 지속적 순간을 지니며 세계로 열린다. 소설의 세계는 국가의 경계가 없다. 위대한 소설가들의 거의 모든 작품이 번역으로 읽혔다.

미학적 소설가의 의도는 핵심에만 집중하기, 불필요한 지리적 고찰로 독자의 주의를 흐리지 않기, 역사적 시대 설명이나 사회의 묘사, 이데올로기의 옹호 수단으로 존재하길 거부한다. 소설가는 역사가의 하인이 아니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실존의 수수께끼에 조명 집중하기다. 그들이 바라는 매혹시키는 역사란, 역사가 움직이지 않는 평화로운 시기, 실현되지 않고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았을 뜻밖의 가능성들이다.


현대 예술 시대에 소설가의 혁신




지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사색을 소설 속에 통합하는 것, 그리고 아름답고 음악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작품의 필수 요소로 만드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설가의 생각하는 소설들 속에 끊임없는 사색이 예외적인 요소, 방해물로 느껴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런 소설은 현재와 과거, 심지어 미래의 삶까지 단 하나의 메타포, 생각하는 메타포에 비추어 조명한다.

소설 미학에 도입한 사색은 과학적이거나 철학적이지 않다. 오히려 비철학적, 반철학적이며 그것을 진리라 부르지 않는다. 형태는 다양하고 인물들의 궤도를 돌며 정당화시킨다. 소설 속 상황의 의미, 스스로 질문하고 놀라고 탐색하며 '스토리' 전혀 주의하지 않으며 곳곳의 사색을 발견해 나간다. 소설의 성격, 형식, 영역은 풍부해지고 확장된다.

초현실주의와 실존주의의 융합, 이 두 미학적 경향은 소설 밤하늘의 별이다. 주목할 점은 서로 연결하고 하나의 관점 안에 묶는 것이다. 실제 묘사와 인과관계에 무심하며, 비개연성 세계를 그려 소설가는 실존적 문제 제기를 한다. 경계 넘어 영원으로 열려있으면서 현실을 주의 깊게, 집요하게 들여다본다. 실제 현실, 모든 사람이 현실에 품은 생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현실은 비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이고, 비개연적인 모습 드러내게 한다.

수백 가지 분야로 세분화된 과학으로 인해 분할되고,
철학에 버림받은 현대 세상에서,
소설은 인간의 삶을 전체로서 파악할 수 있는
최후의 망루로 남아 있다는 것을.

- 에르네스토 사바토 (아르헨티나)-


밀란 쿤데라 <커튼> 3부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기 중에서...p85~116








<생각>


그동안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찾아다녔다. 실존, 메타포에 가장 많이 끌렸고 굳이 카테고리를 나눌 필요는 없지만 구분해 보려고 했다. 더 실존적인 것, 더 메타포적인 것이라고 느끼는 쪽으로 나눴다. 소설은 집합적인 것 그 자체인데도 어떤 점에서 확신하려 했다. 역시나 장르도 필요 없고 이어지는 소설 관계가 좋다. 소설가들은 같은 것을 사유하고 각기 고유의 소설 형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독자는 향유하며 그치길 반복한다. 시간을 붙잡는다...

밀란 쿤데라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자주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로 카프카(브로흐, 무질, 곰브로비치.. 이들은 시를 소설에 부여했다)이다. 카프카 소설을 잘 해석해 주어서 그의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가닥을 잡아 주었다.(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소설은 시적이고 자유로운 모든 상상력에 열려있다. 쿤데라는 그의 한 문장이 환상으로 빛나고 놀랍고 감탄스러워한다. 그는 카프카의 소설이라는 시가 서정성과 관계있고, 작가의 고해며, 작가 자신의 마음을 열어 보인다고 느낀다.

그 마술적인 세계는 모든 현실적인 동시에 비개연적이고 작가의 주관적 세계다. 소설의 방향은 장면이 기본 구성요소를 가지며 자유로운 환상을 가지고 이야기한다. 언젠가 카프카의 소설을 읽을 테다. 쿤데라가 그동안 들려줬던 이야기들을 참조하면서 (놓치지 않고)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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