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4일 카카오 브런치를 시작했어요. 네이버 블로그를 오래 했지만 자유롭게 글쓰기가 부담스럽게 되었어요. 누구도 보지 않는 블로그였는데 좋은 이웃분들이 생겨나면서 포스팅 하나도 신경 쓰이게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에 소소한 일상의 기록보다는 책 리뷰에 더 신경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른 업무에 관한 글이나 검색 관련된 포스팅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 어떤 분이 덧글로 항의? 비슷한 걸 하시더라고요. 그땐 그저 제 기분만 생각하고 불쾌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제가 책 리뷰만 올리게 되고 블로그 정리를 스스로 하겠다고 마음먹고 나니 그분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고 생각이 되더라고요.. 어느 정도 타협의 선이 생겼습니다.
브런치는 제 동갑내기 이웃분께서 알려주시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블로그에 정확히 알 수 없는 불만이 있었어요.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도 글쓰기 기능이 개선되어서 좋아요.) 또 검색에서 누락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명 저품질 블로그가 되었지요. 인터넷상에서 이미지를 가져와 쓰는 게 보통인데 저작권 문제도 있다지만 유명 블로그도 아닌 이상 제가 일일이 저작권을 확인하고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아요. 그렇게 쓰인 이미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 방문자 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이웃분들하고만 서로 왕래만 하는 블로그가 되었습니다.
블로그의 글들을 백업을 하시나요?
당연히 저는 백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백업도 할 겸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지요.
작가 신청?
작가 신청? 이 너무도 생소했어요. 글을 발행한다는 개념이 너무 신선했어요^^ 나도 작가처럼 대우받는 느낌이 들어서 설레었습니다. 그런 재미를 주어서 참 좋구나 생각했어요. 작가 신청을 하고 브런치에 승인?을 받아야 되는 절차가 있어서 '안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습작시를 처음에 보냈는데 탈락되고 말았어요. 그래서 다시 책 리뷰를 보냈더니 통과가 되었더라고요. 기뻤습니다^^
브런치는 폰으로 수정 작업이 간편해서 좋았어요. 작년 9월만 해도 네이버는 이 부분이 불편하기도 했었지요. 수정하고 싶은데 PC에서만 가능하다보니, 생각이 나더라도 집이나 사무실에 가서야 수정 작업이 되어서 아쉬웠어요. 브런치는 잡지처럼 매끄한 화면구성여서 눈호강부터 했습니다. 이런 기능 참 좋구나 생각했지요. 앱을 설치하고 폰으로 글 보기가 더 좋았어요. 샤샤샥하고 넘김이나 아래로 쑤우욱 이미지 점점이 사라지는 것도 좋았지요.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의 글을 옮길 목적이었기 때문에 카테고리를 새롭게 잘 꾸미고 싶었어요. 그런데 브런치 기능을 잘 몰랐고 어떻게 꾸며야 될지 막막하더라고요. 조금 시간이 지나서야 매거진이 눈에 들어왔는데...
매거진이 뭐지?
매거진이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매거진은 10개만 만들 수 있어요. 매거진 분류가 카테고리 개념이구나 하고 이해를 했습니다. 하나하나의 포스팅을 주제에 맞게 한 매거진 안에 담는 것이었어요. 저는 그렇게 이해를 했답니다.^^; 네이버 블로그와는 다르게 카테고리(매거진)를 구성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궁리했어요.
저의 모태는 순정만화이고 제 독서는 주로 작가별로 작품을 모아 읽는 편이에요. 제대로 독서를 하고자 마음먹고 리뷰를 쓸 당시부터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와 파스칼 키냐르에 꽂혀 있었지요. 매거진이라면 이 두 사람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블로그의 글을 거진 그대로 옮겨와 담았습니다. 표지 이미지를 담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저는 로맹 가리의 얼굴을 참 좋아하거든요. 잡지처럼 멋지게 보여서 그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브런치를 하면서 오히려 네이버 블로그의 카테고리도 변경하게 되었어요. 저는 책 분야의 기존의 분류가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뭔가 딱딱하고 흥미가 없어지는 분류라고 생각되었어요. 매거진이라면 확실히 제가 좋아하는 책 분류를 해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제가 좋아하는 주제는 실존과 메타포였습니다. 여성작가라는 테마도 있었는데 여성 작가라고 말하는 순간 여성과 남성의 분류가 또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작가면 작가지 여성작가는 무엇입니까? 배우면 배우지 여성 배우는 무엇입니까? 이런 질문과 맥락이 같은 것이였어요... 그래서 여성문학공간이란 이름으로 매거진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문학 매거진을 만들고 자유로운 글도 남기고, 습작 시도 남기는 매거진도 만들었어요. 저만의 즐거움이고 누군가에게 조금은 힘을 주는 것이라면 좋겠다고 생각이 되었어요. 저도 다시 독서의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고 매번 글을 쓰고 발행하는 순간이 정말 가슴이 두근거리고 즐겁거든요. 저 혼자만의 기쁨으로 그치기엔 제 안에서 더 많은 걸 원한다고도 느껴요. 하지만 제 글은 아직 많이 부족하여서 열심히 쓰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서부터 다른 유명 작가님들을 찾고 관심작가로 등록해 두려고 했는데 일단은 저 자신에게 더 집중하기 위해서 자제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쓰는데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곱 분 정도 관심작가로 등록해 두었는데 그분들은 블로그 이웃분들이셔서 제가 등록해 둔 분들이세요. 한 분은 프랑스에 계신 분이신데 우연히 알게 되어서 관심작가로 등록해 두었습니다. 작년 9월 24일부터 시작해서 지금 2016년 10월 2일이니 딱 1년이 되었네요... 기록하였기 때문에 제가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는...
시간을 움켜잡는 일이 아닐까요?
저는 관심작가로 등록해주시는 분들께 참 감사했어요... 책을 요약하는데 제가 많은 시간을 들이는 편이고 자기계발서는 제가 관심 있는 글만 발췌해서 제 짧은 생각 곁들인 것이 전부인데.. 라이 킷도 해주시고 공유해 주시고 가끔 덧글로 감사 인사도해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네이버 이웃관계처럼 서로 왕래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간 분들께 감사했습니다.
카카오 브런치의 장점은 카카오톡, 카카오 스토리, 다음 검색, 페이스북의 공유관계가 좋아서 조회수가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이에요. 문학보다는 확실히 여성, 직업, 자기계발 인문, 학업 쪽으로 관심이 많구나를 느꼈어요. 공유수와 조회수가 다른 글에 비해 확실히 많거든요. 저도 직장생활 12년 차라 거기에 대해 할 말이 많고, 권태기도 이겨내는 중이고 그래서 다른 분들과 많은 걸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큽니다. 제 독서의 이유기도 하고요.
네이버 블로그는 이웃관계가 좋고, 브런치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낼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곳 같아요. 매거진을 완성해 가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다음 티스토리에 대해서도 지금 생각하는 중입니다. 정보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정보분석과 비평이 필요한 곳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확히 티스토리에 대해 모르겠지만 다시 1년이 지난 후에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 브런치를 소개해주신 분께서도 그 말씀하셨어요. 글을 10편 이상 올리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브런치에서 선정된 사람에 한해 책을 출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요. 그래서 로맹 가리에 관한 글을 먼저 올리기도 했어요. 저에게 부족한 점은 아직 요약에 근거한 제 짧은 생각밖에 말할 줄 모른다는 점이에요. 아직 여러 책을 섭렵하고 제 견해를 밝히는 것이 어렵습니다. 점점 나아지길 바라고 있죠^^;
저는 회의주의자에 가까운 편이라고 저 자신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독한 회의주의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항상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글쓰기는 그 방법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랑할 수 없을 때라도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독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세상이 좋아져서 이렇게 제 생각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많으니 정말 기쁩니다. 오늘 브런치의 1년을 돌아보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세상을 믿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우리는 세상을 사랑하면서도
세속적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