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이야기
반성을 넘어서 나는 잔소리가 너무 싫다. 배부른 소리겠지만 그래도 잔소리가 너무 싫다. 내가 듣는 잔소리는 거의 내 잘못이다. 나의 잘못도 천사같이 용서해주면 좋을 텐데... 왜 나를 위해서 잔소리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따지고 보면 다 나를 위해서라고 결국 생각 들게 만든다. 하지만 난 정말 잔소리가 미치게 싫다.
평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그리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내가 가장 초집중하는 시간이다. 나는 그야말로 사오정에 가깝지만 회사에서 만큼은 사오정 아니다. 하지만 퇴근만 하면 그 초집중 사라진다. 사람이 12시간 초집중할 수가 있나? 있는 건가? 나만 그런 거라면 정말 억울하다.
빨래하고 난 세탁기에서 종이 쪼가리가 갈가리 찢겨서 모든 옷에 묻어있으면 화날만하다. 일 년에 몇 번쯤 먹는 것도 나오고 표도 나오고 핀도 나오고 돈도 나온다. 우산은 차라리 헌 우산이 마음이 편하다. 이제 3단 우산은 접고 나서 손에서 떨어뜨리지도 않는다. 이 정도 잃어버리는 건 누구나 있지 않나? 정말 나만 그럴까! 나만 구박하고..
머리카락은 줍는다고 줍는데 왜 그렇게 사방팔방 다니는지, 나도 간수 잘하고 싶은데 생각처럼 안된다. 난 깔끔한 여자도 못 되는 것 같다. 프로다운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웬만큼 생활의 달인일까? 나를 보며 가소롭게 느껴질까? 사람은 여러 가지로 매번 단련되어야만 하는 걸까. 나 같은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제격인 걸까!
오늘은 폭발하고 말았다. 세상이 싫어질 정도로 오늘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건 아무것도 못하고 쉴틈 없이 일했건만 나에게 잔소리한 당신이 밉다. 눈에 상심 지를 키고 나에게 그럴 수가 있는 것인가. 분노를 폭발하고 나서야 들끓던 용암 덩어리가 가라앉는다. 찬물 서로 뒤짚어쓰고 서로 웃었다. 어쩌다 보니 분노의 칫솔질과 함께 서로 물벼락 맞았다. 이렇게라도 화해하고 가서 다행이다. ^^
나보다 착한 사람 같으면서도 여우. 진정한 고수. 난 정말 이 남자를 못 따라갈 것 같다. YOU 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