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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May 15. 2017

보르헤스의 시

책은 죽어있고 생명이 없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숨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책 UN LIBRO (보르헤스)




많은 물건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지만
무기이기도 하지. 그것은 1604년
영국에서 만들어졌네.
사람들은 그것에 꿈을 실었네. 거기에는
소리와 분노, 밤과 선홍빛이 있네.
내 손바닥이 그것의 무게를 느끼네. 그 안에
지옥이 담겨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운명의 여신이자 수염 난 마녀들,
어둠의 법칙을 수행하는 단도,
죽어가는 것을 보게 될
성의 미묘한 공기,
바다를 피로 물들일 수 있는 가냘픈 손,
칼과 전쟁터에서의 함성.

이 조용한 소동이 잠들어 있네.
조용한 서가 위, 그중 한 책의 영역 안에서
잠들어 있네. 자면서 우리를 기다리네.





보르헤스의 말




시가 내게 온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사로잡히게 돼요.
거기서 해방되어야 해요.
유일한 방법은 그걸 글로 쓰는 것이지요.
다른 방법은 없어요.
쓰지 않으면 사로잡힌 상태가 계속되죠.



<보르헤스의 말> 중 P66, P121-122









보르헤스의 시를 읽고서



http://roh222.blog.me/220996756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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