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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Sep 30. 2015

작가는 단어를 쓰기 위해 그것을 탐색한다.

파스칼 키냐르 소설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단어는

그것을 노래하는 음악가,

그것을 발음하는 배우,

그것의 형태보다 의미에 몰두해서 따라 읽는 독자,

즉 그것을 다시 전사(轉寫)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쓴 작가에게보다 덜 어렵게 느껴진다.


작가는 단어를 쓰기 위해 그것을 탐색한다.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얼음 덩어리 앞에서

일시 정지된 칼처럼,

글을 쓰는 사람은 고정된 시선과 경직된 자세로

빠져나가는 단어를 향해

두손을 내밀어 애원하는 자이다.






작가가 말하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글이 있으면 발췌해서 블러그에 저장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렇게 발췌한 글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음미하고 글을 남겨보기로 했다. 브런치의 장점은 아직 나 혼자 이런 저런 궁리와 제작의 재미가 있어서 좋다.


테마별로 매거진을 만들 수 있는 점이 무척 좋다. 로맹 가리와 파스칼 키냐르 리뷰를 시작하면서 혼자서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다. 실제 이렇게 제작이 가능한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이웃분께서 소개해 주시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래도 언젠가는 곧 만났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났다..


위의 글은 파스칼 키냐르의 <혀끝에서 맴도는 이름> 에세이에서 발췌한 글이다. 칼끝이 향하고 있는 것 미끄러져 나가는 얼음 덩어리... 어떻게 찍어낼까? 상상이지만 아찔하다! 어떠한 힘조절이 필요할지도 적절한 타이밍 또한... 그렇해서 찍어누른 얼음덩어리가 처음과 같은 상태일까? 아니다. 그 얼음 덩어리 정지 시켜야 하는 거라면 살짝 닿기만 하여야 한다...


작가의 머릿 속... 글을 쓰는 우리 모두...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듯하지만 아마도 가장 원하는 '그것'은 어쩌면 기필코 빠져나가고야 말리라! 그것을 사정사정해서 되돌아오게 하는 것?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런 글을 써본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작가들이 그렇게 애원해서 탄생시킨 작품을 더없이 사랑하고 있다... 읽으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



By 훌리아

보리차를 유리글라스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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