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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Mar 24. 2023

책에 대한 상상 가볍게 읽기

2023년 3월 넷째 주 책리뷰

독서는 미룰 수 없는 일이다.
독서하는 일은 실현되지 않는 무용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침묵하는 것, 그것과 동시에 기분 좋은 무력감, 흥분, 특별한 피로감이 무엇인지 맛보았다면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은 일이다.  
- by 훌리아 -




독서패턴을 가지고 싶어서 5주간 나름대로 계획해서 읽기를 반복하고 있다. 읽고 리뷰를 남기는 것까지가 마무리이다. 감이 잡혔다고도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읽는 건 사실 많은 무리가 있다. 한 주를 쉬워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유혹에 넘어가기 직전이기는 하다. 


일주일 독서 준비는 금요일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읽을 책을 선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처음에는 실용서를 몇 권을 묶어서 스피드 하게도 읽거나, 인문과 에세이, 소설을 한 권씩 선정해 읽는 것이었다. 그러나 첫 장에서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덮기도 했고, 다른 책을 골라 읽어버렸다. 어쨌든 읽고 있다. 읽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독서를 미뤘을 때는 한정 없이 미루게 되었다. 연속해서 읽지 않은 시점이 5년 전이 되어버렸다. 점점 이렇게 읽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읽는 것과 읽지 않는 것의 차이는 없을지도 모른다. 누구의 관심도 받는 일 없는 그저 나의 작은 유희에 그치는 일인데 왜 그렇게 몰두하게 되는지 생각했다.


똑같은 시간,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 우리는 체험도 하고 명상도 하고 멍도 때리는 그런 시간들이 매일 매 순간 반복에 반복을 하면서 기억을 하지 못하는 나날이 늘어난다. 오늘이 어제와 같고 내일과 같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기억할 소재가 없다. '아이'라고 크고 있어야 시간이 이만큼 흘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무튼 어제 내가 뭘 먹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어떤 필연이 필요하다면 그건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여기서 회사일은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일이 내 인생은 아니니깐)


필립로스의 <에브리맨>을 나는 책표지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독서를 미뤄오긴 했다. 참 신기한 것은 내가 지금 오래 바라보던 책에 대해서 나름대로 상상을 한다. 애브리맨에 대한 책내용을 분명 어디서 읽었을 테고 점점 희미해져 가다 이제는 다른 이야기로 만들어져 간다. 지금 애브리맨을 펼쳐서 읽는 도중에 내가 상상하던 것과 다른 서두를 발견하고 새로움을 느꼈다. 


작가가 쓰기 전부터 쓰고 있다는 말이 있다. 독자도 읽기 전부터 읽는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대한 상상이 좋다. 내가 이 책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읽어나갈지 그 단초가 되어준다. 





1) 실용서 3권

https://blog.naver.com/roh222/223048819132


2) 올빼미에 관한 글

https://blog.naver.com/roh222/223050252182


3) <눈물들> - 파스칼 키냐르 저

https://blog.naver.com/roh222/223051770774


4) 가벼운 마음 - 크리스티앙 보뱅 저

https://blog.naver.com/roh222/223052855528


5) 애브리맨 - 필립 로스 저

https://blog.naver.com/roh222/22305421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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