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스러운 탐정들(로베르토 볼라뇨)

I.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by 훌리아

야만스러운 탐정들(로베르토 볼라뇨)한권의 책으로 된 981페이지 분량 중 215페이지까지 읽었다.

내가 가진 책의 표지에는 첫 시작 글이 찍혀 있다.


11월 2일

내장(內안 내, 贓장물 장) 사실주의에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친절한 제안을 받았다. 물론 나는 수락했다. 통과의례는 없었다. 그게 더 낫다.


11월 3일

내장 사실주의가 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열일곱 살이고, 이름은 후안 가르시아 메데로, 법대 첫 학기를 다니고 있다. 법학 보다 문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숙부가 고집을 피워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나는 고아다. 변호사가 되겠다고 숙부님과 숙모님에게 말씀드리고는 방에 처박혀 밤새도록 울었다. 아니 적어도 오랫동안 울었다. 그 후 체념했다는 듯이 영광스러운 법과 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한 달 뒤 인문대의 훌리오 세사르 알라모 시 창작 교실에 가입했다. 그리하여 내장 사실주의자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을 알기 전까지 나는 네 차례 창작 교실에 갔고 항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말이 그렇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항상 무슨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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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나는 늘 떠나고 싶었다. 차에 탔고, 문을 닫기도 전에 울리세스가 급발진을 했다. 총성 같은 소리가 들렸다. 우리에게 총을 쐈어, 빌어먹을 놈들, 루페가 말했다. 나는 몸을 돌려 뒤 유리창을 통해 길 한복판에 있는 거뭇한 형체를 보았다. 반듯한 직사각형 창틀 안에 담겨 있는 그 그림자에 세상의 모든 슬픔이 농축되어 있었다. 불꽃이야. 아르투로의 말이 들렸다. 그러는 사이 우리가 탄 차는 우당탕거리며 폰트 자매의 집과 건달들의 카마로와 콜리마 가를 뒤로하고 달렸다. 2초도 안 되어 우리는 벌써 오야하카 로에 들어서 멕시코시티 북쪽으로 사라져 갔다.





2021년 11월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2024년 10월 그의 작품 <2666>, <야만스러운 탐정들>을 조금씩 읽기 시작했다. 나도 블로그의 흔적들을 찾아서 되짚고 있다. 오늘 <야만스러운 탐정들> 목차 I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215페이지까지 읽어서 여기 한자락 남긴다.


주인공 후안의 시선을 따라 그냥 읽었다. 오늘 든 생각은 반듯한 직사각형 창틀 안에 담겨 있는 그 그림자에 세상의 모든 슬픔이 농축되어 있었다. 불꽃이야. 기억해둘 문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책의 마지막을 찾아 펼쳤을 때(그냥 넘겨보고 싶었다), 묻고 있었다.


창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


작가는 세 가지로 답하고 있다. 별 하나. 펼쳐진 침대 시트. 그리고.... ( )


이 책에는 정말로 등장인물들이 많았다. 마리아, 앙헬리카, 호르히토, 킴, 폰트 부인, 폰트 부인 여동생, 라우라 다미안 아버지, 건축가, 화가들, 킴의 사촌 누이, 아르토로 벨라노, 울리세스 리마, 루페 그리고 주인공 후안, 주인공인 후안이 목차 I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215페이지에 곁에 있었던 이들이다.



당신은 멕시코의 구원을 원하십니까?
그리스도가 우리의 왕이기를 원하십니까?
아니요.
-맬컴 라우리-


그냥 후안 따라 읽었을 뿐 크게 느낀 점은 없었다. 그러니까 작가가 보여주려는 것을 그냥 따라갔을 뿐이란 거다. 아무것도 느낄 필요가 없는 기분으로 그래서 반듯한 직사각형 창틀 안에 담겨 있는 그 그림자에 세상의 모든 슬픔이 농축되어 있었다. 불꽃이야. 아무것도 느낄 필요가 없음에도 그것들이 다 무엇이었을까 조금은 우습꽝스럽고 이해못할 몸짓과 행위들 조금은 이해할듯 말듯 그런 축축하고 눅눅한 기분이 들었다.


창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가?



작가는 세 가지로 답하고 있다. 별 하나. 펼쳐진 침대 시트. 그리고.... ( ) 마지막 답을 알고 싶었다. 그게 뭘까?

읽는 데 참으로 오래 걸리고 있다. 2024년 10월.... 지금은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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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I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II. 야만스러운 탐정들(1976~1996)

III. 소노라의 사막들(1976)


작가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해 느끼는 바, 특이한 사람, 후킹한 사람 이란 것 정도.


https://brunch.co.kr/@roh222/469


진실이 차츰차츰 시신처럼 떠오른다.
바닷속 깊은 곳에서 혹은 낭떠러지 밑에서 떠오르는 시신. 떠오르는 늙다리 청년의 검은 윤곽이 보인다. 그의 흐느적거리는 윤곽. 그의 사나운 얼굴, 그의 상냥한 얼굴이 보인다.

<칠레의 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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