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시인이자 인문주의자
만약 이것이 사랑이라면, 나를 괴롭히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만약 이것이 사랑이라면, 얼마나 이상하고 얼마나 넘치는 기쁨인가?
만약 사랑이 친절한 것이라면, 왜 날카로운 독니가 있단 말인가?
만약 사랑이 잔인한 것이라면, 왜 나를 찌르는 가시가 그토록 부드럽단말인가?
만약 내가 사랑을 갈망하고 있다면 왜 이런 비탄을 안겨 준단 말인가?
만약 내가 사랑을 갈망하지 않는다면, 어떤 눈물이 나 한숨이 나를 구할 수 있는가?
나를 덮쳐 누르는 운명을 내가 거절한다면,
오, 죽음과 고통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만약 내가 기꺼이 응한다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슬퍼하게 되리.
그리하여 사나운 폭풍우 속에서 나의 운명은 춤을 추고
바람이 이끄는 대로 물결이 치는 대로 나는 내던져진다.
길 잃은 장님이 어디로 갈지 완전히 무감각해진 상태처럼,
가슴 아픈 오해와 반복되는 의심에 꾀어
6월은 나를 얼리고 1월은 나를 녹인다.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Francesco Petrarca, 1304-1374)
그는 단테에 이어 출현한 이탈리아 최고의 시인으로서 후세에 큰 영향을 주었다.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가 특히 페트라르카의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이는 페트라르카주의(pétrarquisme)이라 명명되기도 하였다. 또한 14 행시는 13세기 시칠리아 파(派)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하나, 그가 이 형식으로 쓴 300여 장의 운조(韻調)나 시상이 모두 아름다웠으므로 그가 사용한 이 형식은 유럽 제국(諸國)에 있어서 표준형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탈리아어 작품을 중시하지 않았으므로 <서정시집>과 연애, 명성, 정절, 죽음, 시간 등이 각기 소멸하고 영원한 것만이 최후의 승리를 얻는다는 구상의 장시 <개선(凱旋)>이란 작품이 있을 뿐이다. 그 밖의 것은 모두 라틴어로 되어 있고, 그중에서도 금욕생활을 찬양한 <고독한 생활에 관하여> <종교자의 무위에 관하여> 그리고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을 빌어 마음의 괴로움을 풀려고 한 <나의 비밀> 등이 중요한 것이다. 그는 세속적 쾌락이나 명성을 구하는 한편 종교적 고독에 묻혀, 상충하는 두 가지 욕구로 번민한 근대인이었다. 또 그에 의하여 발견된 고전들의 고본(稿本)도 많으며 등산의 기쁨을 맛보기 위해 산에 오른 유럽 최초의 등산가 이기도 하다.
페트라르카 이탈리아 시인이자 인문주의자이다. 그의 시를 내가 어디에서 발췌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흔적은 2009.5.21일 자... 같은 시기에 읽은 프랑스 소설 로랑스 타르디의 <영원한 것은 없기에> 책 속일까?
로랑스 타르디의 <영원한 것은 없기에>
그가 천천히, 어렵사리 말을 이어갔다. 마치 술에 취해 정신이 멍해진 사람 같았다. 벽에 걸린 클라라의 사진을 한손으로 쓰다 듬더니 방 안을 한 차례 훑어보았다. 너무도 마른 그의 모습에 나는 또 한번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 삶이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을까? 어떤 상황에서도 쓰러지지 않을 만큼 강한 사람이 있을까?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행복한 사람이나, 모든 것을 소유한 사람일지라도 그 다음 날에는 이 모두를 깡그리 잃을 수 있지 않은가. 그러고 나면 고독의 길로 들어선다.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멀어지는 자신을 보면서도 속수무책인 채. 천애의 고아가 되어 혼자 남게 되는 것이다.....
로랑스 타르디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알고 있는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는 것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어딘가에 다다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과 욕망을 부여안고 앞으로 나가는 것, 앞으로 나가면서 그 길에 감탄하는 것이다. 내게 아이는 없지만 나의 일부는 아직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다. 망각 속에 지워진 채 길을 잃었다. 그 일부분은 덫에 걸린 것처럼 끊임없이 내 주위를 배회한다. 끊임없이 넘어지고 부딪친다. 그것은 출구를 찾고 있다. 어디로 나가는 출구인가?
By 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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