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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Oct 02. 2015

장 그르니에 Jean Grenier의 글

어느개의 죽음/지중해의 영감/나의 마지막 남은 검은 머리카락 하나

어느개의 죽음

개의 안락사를 다루면서 ‘과연 인간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질병, 노화, 죽음에 대해 종교와 철학이 제시한 해결책은 '결국' 하나 뿐이다.  즉, 환자/처럼/, 노인/처럼/, 시체/처럼/ 살라는 것이다. 삶의 즐거움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그 즐거움을 금할것,젊은 시적의 쾌락에 환멸을 느끼지 않으려면 노인처럼 굴것, 삶이 주는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가능하다면 송장처럼 지낼것!

지금도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지만 모두 공허할 따름이다. 이를테면 나는 말라비틀어진 상태에 놓여 있다. 내게 머무르던 감정의 거대한 물결이 모두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나를 엄습했던 그 물결 속에 언제까지나 잠겨 있으리라 믿었는데.... 그물결은 언제고 곧 되돌아 올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이메마름을 즐기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이것은 행복이 아니라 결핍이기 때문이다.





지중해의 영감


그르니에가 오랫동안 지중해를 여행하며, 그 속에서 발견한 인식의 특성과 속성과 철학적 사고를 시작하며 맛본 정신적인 감동을 이야기한다. 



#다리를 건너가면서 한 여자가 한 남자에게 말을 한다
(그들은 둘다 매우 젊었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보다 좀더 젊은 것 같다) 

"우리 함께 죽을까, 어떻게 할까?"

이 말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만한 사람들이 있다. 아주 진지한 한 마디 말이 말로 되어 나올 수 없는 그런 고장들이 있다.나의 빛은 바로 어둠 속에 있었고, 나의 밤은 바로 그 빛 속에 있었다.인간은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가 자신에게 맞는 삶을 찾기만 하면 그것을 다시 거부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삶이란 애초에 없으니까.인간은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 또 자신에게 모든 운명을 걸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무시해버려야 한다. 아이스킬로스(그리스의 비극시인)는 말한다. 자신의 운명을 향해 똑바로 달려가는 사람은 언제나 눈에 띄지 않는 암초에 부딪친다고. 만일 그가 자신의 소중한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낸다면, 균형이 생기며 마침내 그는 구원을 받는다.      


시인이 아닌 사람은 대자연이 곧 노래인 그런 고장에서 살아가기를. 희망 없이 사는 사람은 어떤 희망도 필요로 하지 않는 그런 곳에 머무르기를.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한 사람은 자기 심장의 고동소리를 맨발로 뛰노는 어린아이의 가벼운 리듬에 맞추기 위해 이곳에 오기를.. - 알제의 카스바 -


다르 자루크 공원의 밤을, 달이 바다 위로 거품을 일게하는 듯 빛을 뿌리는 수정 같은 그 밤들을 기억하기를. 그토록 많은 폐허 위에, 그토록 많은 희망 위에 시간은 멈추었다. 두 눈에, 마음 속에 모든 형태를 담고 있는 이 풍경에서 무엇인가가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별장 -





나의 마지막 남은 검은 머리카락 하나


삶의 깊이를 말해주는 것은 나이가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생의 흔적과 기억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잔 다르크는 열아홉에, 알렉산더 대제는 서른셋에, 베르생제토릭스는 스물여섯에, 예수 그리스도는 서른셋에, 모차르트는 서른다섯에, 반고흐와 랭보는 서른일곱에 죽었다는 걸 당신은 알고 있었는가...?

훌륭한 인재들이 가장 먼저 떠난다.
당신은 아직도 남아 있는게 부끄럽지 않은가?





잊어버리고 다시 읽게 되는 책이다. 장 그르니에의 책을 멋모르고 취해 읽었던 때가 있다. 읽을 때 마다 발췌하는 부분도 다르다. 지금 다시 읽게 되면 나는 또 새롭게 읽을테다...




By 훌리아

보리차를 유리글라스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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