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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훌리아 Oct 03. 2015

글을 쓴다는 것-실비 제르맹의 글

단어들 사이 혹은 주위에서, 때로는 단어들 한복판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프롬프터박스로 내려가
언어가 침묵하며 숨 쉬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저마다의 마음속에서 프롬프터의 목소리가 아무도 모르게 가만가만 들려온다.

세상과 타인들과 나 자신에 관한 뜻밖의 정보를 전해주는 미심쩍은 목소리, 

조금만 귀 기울여도 들을 수 있는 목소리다.



글을 쓴다는 것은 프롬프터박스로 내려가, 

단어들 사이 혹은 주위에서, 때로는 단어들 한복판에서,

언어가 침묵하며 숨 쉬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실비 제르맹의 <마그누스> p12-13                                         



**          

프롬프터(prompter)
: 연극을 공연할 때 관객이 볼 수 없는 곳에서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 따위를 일러 주는 사람

프롬프터박스(prompter box)
: 프롬프터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무대 끝 부분에 만든 상자 모양의 조그마한 방






배우는 프롬프터의 말을 듣고 연기할 수 있다. 독자는 책을 읽고 상상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은 프롬프터박스로 내려가 글쓰기 이전의 상태에 머문다. 작가는 침묵하며 애원하기도 한다.

(단어들 사이 혹은 주위에서, 때로는 단어들 한복판에서.....)

이런 글을 써내라고 재촉하는 독자가  나이기도할 테다... 무례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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